경기 거주 중인데 시댁은 1시간 거리, 친정은 부산.

늘 명절 당일엔 시댁 가서 제사 지냈는데 설거지, 상차림을 시키시진 않음. 한번도 한 적 없음.

집이 많이 좁고 (좀 많이) 지저분해서 뭘 할 수 있는 곳도 아니긴 함.

결혼 후 7년 간 명절 연휴가 짧으면 시댁만 가고 친정은 못갔음.

현 20개월 아이가 태어난 후로 모든게 달라짐.

아이가 기기 전엔 명절 당일에 가서 제사 끝날 때까지 안방 침대 위에서 밀착 감시.

아이가 기고 나선 침대 위에서 밀착 감시 후 식사 시간에는 빨래 바구니 안에 넣어두고 놀아줌. (기어다닐 공간이 없음)

아이가 걷고 나서 첫 명절인 작년 추석 땐 시부모님이 먼저 오지마라고 하심.

명절 외 시부모님 만날 땐 항상 외식. 

근데 아이가 외식을 잘 버티는 성격이 아니어서 외식갈 때마다 너무 힘듦. (근데 늘 고기 구워먹으러 가심..)

시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시는 것도 아니고 늘 나랑 남편만 애 비위 맞춰주다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옴.

시아빠가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항상 술을 드셔야 됨. 그래서 만나는 장소도 항상 시댁 근처. 

한번은 '외식을 하면 시부모님이 아이랑 보내는 시간이 적으니 차라리 우리집으로 오시라고 해라'니까 '그럼 아빠가 운전을 해야되는데 술을 못드셔서 싫어하실거다' 라고 함;

오랫만에 애를 만나서 애한테 오라고 하면 당연히 손사레치면서 안가는데 

심지어 애를 다루는 것도 잘 못하셔서 그럴 때마다 나를 보고 '애 컨디션 좋을 때 데리고 오라니까!' 라고 하심.

남편은 부처같은 성격이라면 난 정확히 반대여서 저런 말 들을 때마다 속으로 욕나옴. 

근데 남편은 시엄마가 저런 말씀 하셨단 것조차 모름. 원래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타입. 

맞벌이여서 아이가 수족구 걸리거나 해서 장기간 가정보육이 필요할 땐 급하게 새벽에 차갖고 부산으로 가서 애 맡기고 올라옴.

시댁에서 애를 봐주신 적은 한번도 없음. 두 분 다 일을 하시기도 하고 맡겨도 시엄마가 우리집으로 오셔야되는데 운전을 못하셔서 시아빠가 데려다 주셔야 함. 현실적으로 봐주시는 게 불가능. 근데 아들이나 며느리나 둘 다 살가운 성격이 아니어서 일을 안하신다고 해도 봐주실 것 같진 않음.

반면 친정은 두 분 다 일을 안하셔서 내려가면 우리가 너무 편함.

애 먹이고 재우고 다 해주심. 실제로 애 맡기고 둘이 여행도 몇 번 갔음.

연말에도 연차소진하고 친정에서 일주일 있다가 올라옴. 남편도 친구 만나러 나갔다오고 잘 놀았음.

그리고 이번 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된다고 해서 나는 '금욜 퇴근하고 내려가서 다음주에 올라오자, 어머님한테 한번 얘기해봐라.' 라고 하니

남편은 그래도 자기가 먼저 얘기는 못하겠다고 함. 

'본인들이 밀린다고 생각하실거잖아' 라고 함.

그리고 '우리 집에서 너한테 달리 바라는게 있는 것도 아니지 않냐' 라고 하길래

'그럼 우리 집은 너한테 바라는게 있냐?' 라고 하니 아무 말 못함.

남편은 원래 부모님께 반항 한번 안해보고 네네 하고 자랐고 난 정반대 성격임. 

'대신 명절 전, 후 주말에 뵙자, 두 번 보자고 하면 두 번 가도 상관없다' 라고 하는데도 안 먹힘. 

결국 자기가 '한번 얘기는 해보겠지만 안된다고 하면 나도 어쩔수 없다.' 라고 결론 내리긴 함.

애 낳고 살다보니 주변 지인+친구들은 설추석 번갈아가면서 간다, 명절은 연휴니까 부부 여행가게 한다, 죄다 이런 사람들만 보이다보니 나도 이제 반발심이 좀 생기는 것 같음...

난 친구를 만나도 이런 얘기를 자주 하니 요즘 추세가 어떻다는게 있는데

(심지어 친정엄마 조차도 요즘은 딸이 대세여서 애가 태어나도 친할매보다 외할매를 자주 보더라고 하심)

남편은 친구를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만나도 이런 얘기는 일절 하질 않으니

당연히 해오던 걸 바꾸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듯.

심지어 아이 어린이집이 내 회사 앞이어서 매일 왕복 2시간 차로 등하원 시키고 남편은 퇴근하고 30분이면 평일육아 끝.

맞벌이로 양가 부모님 도움없이 키우는거 솔직히 너무 힘든데 

그나마 가까운 시댁에서 아이를 봐주시는 것도 아니고 금전적으로 도움 주는 것도 없음. 

친정은 옷, 장난감 많이 사주시기도 하고 내려갈 때마다 용돈도 두둑히 주시는 반면 시댁은 형편이 좋지 않아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받은 것 500만원 + 출산 후 애기 만날 때마다 5만원 쥐어주시되 우리가 명절, 생신, 어버이날 때 10만원씩 드리고 있음..친정은 명절, 생신 등 우리가 챙겨드리는 것 일절 없고 우리 결혼할 때 7천 주심) 

대신 이걸로 생색낸 적도 없고 시댁에서 더 달라고만 안하면 난 괜찮음. 

근데 애 낳고 이런 갈등 생기니 급 돈 생각까지 들기 시작함..

내가 원하는 조건은 그냥 명절 연휴 길 때는 친정 가는거..

이게 강력하게 주장하고 얻어도 되는 권리인지

그래도 시부모님의 당시 시대적인 마인드를 따라주는게 맞는건지 알고 싶음.

실제로 시집살이를 시키시는 분들은 아니니 이 정도는 양보해야 되는건지? 

의견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