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 터놓을 곳이 없어 이렇게 인터넷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3년의 연애를 했고 서로 만남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만, 남자친구 누나분들이 저를 연애 초반때부터 싫어했던것을 알기에 결혼을 꿈꾼다는게 뭔가 조심스러웠어요. 

남자친구네 집에서는 제가 태어났을때부터 희귀난치성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했었습니다. 뭐 일상 생활을 하는데에 있어서는

전혀 병이 있는걸 사람들은 모르지만 어쨋든 질병이 있고 또 3개월마다 병원 검사도 가야하니 남자쪽 집안에서 반대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는 우리가 이렇게 이쁘게 만나는 모습 보여주면 괜찮다. 또 저희 가족들을 만나서도 누나들 의견은 제가 이길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해왔기에 믿으며 그렇게 연애를 했었어요. 그러다가 올해 1월쯤 남자친구에게 내년에 식장을 잡으려면 가족들에게 허락을 받기는 하는게 좋겠다며 이야기를 해왔고 남자친구도 자신감 있게 알겠다고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허락을 받기로 한 날 남자친구는 어떠한 이야기도 없더군요. 그래서 말 돌리지 말고 이야기 했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야기 할 틈이 없어서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이 왠지 모르게 서운했습니다. 그렇게 틈이 나야만 나라는 존재를 허락 받을 수 있다면 그냥 우리 결혼 이야기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고 멘탈이 나갔는지 남자친구는 최소 하루정도만 혼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결혼에 대해 우리의 연장선으로 생각을 하겠다면서요... 그러더니 이틀 뒤 앞으로 더 만나도 결혼에 대한 확신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며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그래도 만난 기간이 있기에 얼굴은 보고 싶었지만 3주가 지난 지금까지 만날 자신이 없고 만나면 상황만 더 안좋아질거라며 회피를 합니다. 붙잡고 싶어서 우리 같이 헤쳐나가자며 설득했지만 본인은 끝까지 용기가 없는 놈이라며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연애 초반때부터 내가 병이 있어도 괜찮냐는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했던 그를 믿고 이렇게 긴 시간 만나왔는데 헤어질때는 완치 되는 병이 아니지 않냐며 본인도 자신이 없다고 헤어지자고 하는데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감정은 잘 정리가 되지 않네요. 

남자친구는 사귈때는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였습니다. 그와 미래를 그렸으니 내년 계획에는 항상 그와 함께 할 계획만 세웠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니 제 모든 인생이 붕 떠버린 기분입니다. 내년에 가족이 되면 같이 돈 열심히 모아 마이너스 통장도 같이 열심히 갚아주고(아직 한 푼도 안냈습니다! 댓글 보니 오해 하실까봐 ㅎㅎ) 그의 치매가 있으신 부모님도 같이 살뜰히 모셔가며 잘 살아 가보고 싶었습니다. 누나 두 분이 저를 싫어하지만 잘 설득해서 좋은 가족의 구성원으로 해나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헤어지게 되니 너무 허무하네요. 그냥 무슨 말은 들을것도 없고 어디다 주절주절 떠들고 싶은 마음에 글 써봤습니다. 긴 글 읽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