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사십대 중반인 아저씨입니다.

한 이십 후반부터 사람들 이름이 잘 외워지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직장이나 일상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는 괴로울 정도로 이름 외우는 게 힘듭니다. 직업 상 매일 만나는 사람이 20명 정도 있는데(매해 바뀝니다.) 그 사람들 사진과 이름을 휴대폰에 저장해놓고 수시로 보는데도 막상 만나면 탁! 하고 이름이 안나와요. 한 달을 노력해도 이름을 못외우겠어요. 어떤 경우냐면 지금 이름이 생각났다가도 조금 후에 다른 일로 그 사람을 마주치면 이름이 뭐였드라? 이럽니다.

일상 용어도 어떨 때는 생각이 안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머릿속에서는 분홍색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분홍색'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말을 못이어간 적이 있어요. 주소 쓸 때 우리집 ○○동 ○○아파트가 순간 기억이 안난 적도 여러 번이구요. 한 5~10초 생각하면 기억을 해내긴 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누구와 업무 이야기하기 전에 중요 단어를 포스트잇에 쓰는 습관이 생겨버렸습니다.

직장에서 일처리는 굉장히 꼼꼼하게 합니다. 평도 나쁘지 않구요. 학창시절 공부도 잘한 편에 속했습니다. 수능 5%안이였어요.

오늘 동네 신경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대학병원 진료의뢰서를 받았습니다. 병명은 인지기능 및 자각에 관련된 기타 및 상세불명의 증상 및 징후라고 써있네요. 큰 병원가서 검사 받아야하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