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와 같은 직구 플랫폼을 통해 저렴하고 완성도 높은 기계식 키보드가 많이 풀렸습니다. 물론 함정 카드가 많이 숨어있기는 하지만 믿기 어려운 퀄리티와 가격으로 이슈를 만든 키보드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제는 일종의 보물찾기 같은 분야가 되어버렸는데요.

Gamakay(감마케이) 역시 알리를 통해 알게 된 브랜드인데 홀센서를 활용한 무접점 키보드를 판매하고 있더군요. 일반 기계식 그리고 광축, 정전용량에 이러 홀센서 방식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제품을 받아봤습니다.

Gamakay TK75 HE는 감마케이 자사몰 기준 89.99달러로 환율을 적용하면 약 12만 원에 구입 가능합니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75% 배열이고 우측 상단에 버튼 기능을 포함한 알루미늄 재질의 노브가 있습니다. 단일 컬러 모델이며 옵션으로 스위치 2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클래식 타입의 플라스틱 하우징이며 무게는 822g으로 살짝 묵직합니다.

탈착식 케이블을 사용하며 단자는 뒷면 좌측에 위치합니다.

2단 구성의 높이 조절 다리가 있고 전체적인 빌드 퀄리티와 마감은 매우 준수합니다.

하판에 4개의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와 전원 스위치 그리고 전용 2.4Ghz 무선 동글이 수납되어 있습니다.

군더더기로 보일 수 있는 요소를 하판에 숨겨둔 배치는 요즘의 트렌드에서는 벗어났으나 그로 인한 깔끔함이 오히려 더욱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감마케이 TK75 HE의 구매 옵션에서 선택 가능한 머큐리와 피닉스 스위치는 모두 홀센서 방식을 이용한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머큐리는 일반 리니어이고 제가 선택한 피닉스는 저소음 리니어입니다.

홀센서 방식의 스위치는 2019년 우팅에서 처음 테스트 버전의 스위치를 공개하면서 잠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다가 곧 잊혔는데요. 어느샌가 이렇게 상용화되었군요.  홀 이펙트 효과를 활용한 컨트롤 장치가 많아진 요즘이기에 작동 정확성에 대한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기판에 구멍과 접점이 없는 것이 특징이죠.

핫스왑을 지원하며 3, 5핀이 들어갈 구멍이 없으므로 동일한 홀센서 스위치만 교체 가능합니다. 게이트론에도 홀센서 스위치가 있죠. 아마 교체 가능할 겁니다.

홀센서 스위치에는 마그네틱(자석)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스위치를 누르면 코어 하단에 내장된 자석이 기판에 근접하여 자기장으로 전기장에 간섭하여 전위차를 발생하고 이를 이용해 키보드가 신호를 받아 작동합니다.

체리 프로파일의 이중 사출 PBT 키캡을 사용합니다. 표면이 매우 매끈해서  ABS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을 거 같은데 표면 질감은 가공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 PBT 키캡이 맞습니다. 영문 각인이라 폰트는 아주 깔끔합니다.

RGB LED를 지원하며 은색 알루미늄 보강판을 사용해 빛의 반사를 최대한 활용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광량이 부족한지 조명을 켠 밝은 실내에서는 LED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불을 끈 상태에서는 꽤 화려하게 보이지만 밝은 곳에서는 거의 보이지가 않아요.

그냥 다른 제품들처럼 하얀색 반투명 PC 보강판을 썼다면 좀 달랐을 거 같습니다.

블루투스와 전용 동글을 사용한 2.4Ghz 무선 연결을 모두 지원합니다. 물론 케이블을 이용한 유선도 지원하고요. FN + 숫자키를 이용한 기기 전환이 가능하며 1-3번은 블루투스, 4번은 전용 동글, 5번이 유선입니다. 독특하게도 블루투스 연결은 5.0과 4.0 중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기 전까진 중국 브랜드에서 많이 돌려쓰는 범용 프로그램을 지원할 거라 생각했는데 Gamakay의 프로그램은 상당히 옵션이 디테일했습니다. 특히 스위치 스트로크 및 입력 거리 등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LED 효과도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기존 기계식 키보드에서는 물리적인 가공을 통해서만 튜닝 가능했던 부분을 소프트웨어로 변경할 수 있는 건 홀센서 방식만이 같은 특징이자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타건은 스위치 기본 옵션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일단 디폴트 설정에서의 피닉스 스위치는 키압이 45g로 되어 있지만 실 사용 시 체감 키압은 꽤 높게 느껴집니다. 체리 스위치 기준의 45g에 익숙한 저에게는 거진 55g 정도로 묵직하게 느껴지더군요. 때문에 리뷰를 작성 중인 지금 상당히 손가락에 부담이 오고 있습니다. 가벼운 타건을 좋아 하는 분들에겐 맞지 않을 거 같고 묵직한 손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잘 맞을듯합니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스켓 마운트를 적용하지는 않았으나 내부 흡음은 트렌트에 맞춰 상당히 때려 넣었습니다. 덕분에 통울림 없는 정숙한 타건이 가능했어요. 다만 스태빌에 윤활이 되어 있지는 않아서 덜그럭 소리가 납니다. 유격이 있는 건 아니어서 윤활제만 살짝 발라주면 바로 조용해지더라고요. 다만 전체적으로 다소 먹먹한 타건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볍고 경쾌한 타건을 좋아하는 분들은 참고하셔야겠습니다.

타건감이 묵직하다는 것만 빼면 상당히 좋은 기계식 키보드였습니다. 물론 이건 취향에 따른 것이므로 묵직한 손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 겁니다. 키보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슈퍼 루브 하나 정도는 보유하고 계실 테니 스태빌 소리는 문제가 되지 않을 거 같습니다.

홀센서 방식의 무접점 키보드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소프트웨어로 조절 가능한 스위치 옵션이 매우 인상적이더라고요. 게임 장르나 다루는 프로그램에 따라 스위치 세팅을 맞춰두면 정말 좋을 거 같았습니다. 이 부분은 쭉 쓰면서 더 연구를 해봐야 할거 같아요. 앞으로 홀센서를 활용한 기계식 키보드를 더 많이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