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갭투자도 해보고 분양도 받고 이것저것 해봤어도 주식은 본전도 못찾는다, 

결국 다 잃는다는 그냥 흔히들 하는 말들만 믿고 보수적으로 생각해 접근하지 않았었는데,

이왕 계좌 텄으니 시험삼아 공부삼아 50만원만 가지고 한번 해보자 했던 예수금이 어느새 2000만원이나 되었습니다.

직업 특성상 교대근무를 하다보니 쉬는날에는 노트북 앞에서 살다시피 하며..

삼성전자, 하이닉스, 그리고 카카오에 꽂혀서 비중을 가장 높게 잡고 평단 21만원에 들어가서 한참 수익을 보던차에, 

언택트가 대세구나 싶어서 한국사이버결제, 한국정보인증에 덥석 들어가서 고점에 물렸다가 손절했습니다.

그러다가 카카오도 자꾸 빠지는 것이 이것도 결국 수익실현을 해야 내돈이구나 싶어서 돈백 조금 넘게 먹고 나왔습니다.

문득, 이 상황이 우습더군요. 공부삼아 한주 두주씩만 사서 해보자 했던 초심은 어디가고, 

이종목 저종목 기웃거리며 그리고 차트를 보며 코로나로 폭락했던 증시로 주가가 저점이었던 3월 중순의 가격을 봅니다.

이 가격에 이정도 시드를 넣었으면 오백만원이네, 천만원이네, 이제 막 주식 시작해서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그냥 주식하면 돈이 쉽게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줄 알고 마음만 다급해져버린 나 스스로가 웃기더군요.

매수가 체결되면 욕망에 사로잡혀서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하루하루 주가에 왜 그리 몸이 닳는지, 주식하면 안되는 전형적인 인간이 바로 저였던 것 같네요.

불과 이틀전에는 뭐에 홀린 것 처럼 잘 알지도 못하는 미국주식 산다고 니콜라를 또 덥석 샀습니다. 평단 93불에.

장이 열리기 전에 산건데 50불까지 흘러내리더니 전날 종가만큼은 다시 반등하더라구요.

출근해서 내내 이걸 어째야 하나 고민하다가 78불에 장전거래 손절을 하고 나서 계좌를 보니, 

이제 카카오로 번 돈도 다 까먹고 본전이더군요.

주식 수익 인증 글이 자주 보이는데, 남이 버는 돈은 쉬워보인다고, 거참 쉽게 보입니다. 눈감고 사도 먹는 장이라는데

막상 저는 한달 내내 인건비도 못뽑아먹을 것을, 한달 내내 일할때도 쉴때도 핸드폰 노트북 앞에서 

맘졸이고, 좋아했다가 슬퍼했다가 한거 같습니다. 

내 자신이 쫄보인줄만 알았는데 겁없이 몇백만원씩 잘 알지도 못하는 종목에 돈을 밀어넣는 나 스스로를 보며 놀라기도 했고

내가 넣은 돈의 가치가 오르고 내리는 것에 의연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도 직접 체험했네요.

주식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부동산 쪽 보다 훨씬 많은 정보수집이 필요한 분야이고,

식견도 좋아야 하는데, 또 막상 작은 화면 속에 매달린 노예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더라구요.

주식계좌를 만들기 전의 삶으로는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모로 허무하기도 하고 그런 밤입니다. 

이와중에 니콜라는 60불대로 떨어지고 있네요. 78불에 손절하길 잘한거 같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