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저는 단호히 대답할 것 같습니다. "네, 반드시 차트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일개 개미로서 주제 넘지만 이건 기술적 투자자 뿐 아니라 가치 투자자들에게도 해당된다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런 제 생각은 대다수의 가치 투자자들이 이미 차트를 읽을 줄 알지만 기술적 투자자로 비춰지는 걸 꺼리는 탓에 차트 무용지론을 펼칠 수도 있다는 저만의 개똥철학이 또 한 몫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차트는 이미 지나간 기록인데 그걸로 어떻게 미래를 예측하냐? 그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냐? 일례로 헤드앤숄더 이론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사과에 대입해보면 어제 사과 가격이 개당 500원이었다가 갑자기 오늘 700원이 되었고 혹시라도 내일 다시 500원으로 떨어진다면 모레는 사과가 400원이 된다고 생각하는게 말이되냐?

당연히 말이 안 됩니다. 그건 억지가 맞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시장에는 무수한 종류의 투자자가 많습니다. 또한 매매법도 무지무지하게 많습니다. 제 머리에 바로 떠오르는 매매법을 쭉 나열해볼까요?

- 5일선이 20일선을 골든크로스했을 때 매수, 데드크로스하면 매도

- 20일선이 60일선을 골든크로스했을 때 매수, 데드크로스 하면 매도

- 일목균형표를 깔아놓고 기준선을 뚫고 올라가면 매수, 뚫고 내려가면 매도

- 볼린저밴드 상단을 뚫으면 매수, 상단을 깨고 내려오면 매도

- 파라볼릭 지표를 깔아놓고 점이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 위로 올라오면 매도

- macd, 스토캐스틱, rsi 등의 보조지표를 깔아놓고 그 중 하나가 골든크로스하면 매수, 데드크로스하면 매도

- 매물차트를 깔아놓고 매물대 많은 가격을 통과하면 매수하고 2번째 매물대에 닿으면 일부 또는 전량 매도

쓰고 보니 대부분 기술적 분석에 기반한 매매법이긴 하지만...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기준 중에 몇 가지를 취득하고 거기서도 자신만의 논리로 다시 정립하여 실매매를 합니다. 차트에서 각 마디 마디마다 지지와 저항이 나타나는 것은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만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팔려는 하는 자리에서 누군가는 사려고 하고, 누군가가 사려고 하는 자리에서 누군가는 팔고 있는 그저 단순한 공급과 수요에 따른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차트는 어떤 툴을 가지고 해석하든 다 맞아떨어집니다. 그 종목을 주로 핸들링하는 메이저가 그냥 단순하게 5일선과 20일선만 가지고 매매를 한다고 하면 또 거기에 맞는 차트가 그려집니다. 그래서 차트는 선행성과 후행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르게 보일 뿐이죠.

아무쪼록 차트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맞습니다.

이 차트는 제가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을 때 상해종합지수의 월봉차트입니다. 여러가지를 놓고 판단한 결과 중국 주식의 대상승장이 온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같은 사무실에 중국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그 분에게 앞으로 몇 달간 중국 주식장이 대세상승할 것 같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이 당시 중국주식시장의 직접투자가 외국인에게 개방되지 않아 저는 투자 하지 않았고... 가진 돈을 전부 차이나ETF에 넣을까 하다가... 결국은 넣지 않고 관망만 하기로 했죠.

이후 중국에서 사업하면서 사드(THAAD) 직격탄을 맞아 몇 년간 하던 사업들 싸그리 정리했는데... 저 때 ETF만 들어갔어도... 사업에서 난 손실 죄다 메꾸고도 수익나서 한국에 왔을텐데... 그렇게 무지하게 후회했지만 이미 떠난 버스였죠. (그저 그렇게 나를 스쳐갈듯 훌러덩 지나간 돈들아~ 짜이찌엔~)

이건 제가 직접 투자했던 차트고 하다못해 대출도 조금 받아 레버리지를 가지고 매매했던 차트입니다.

미국 다우지수 일봉입니다.

쌍바닥을 만들고 상승하다 다시 쌍봉을 만들고 하락의 징조가 보였습니다. 심지어 60이평선과 120이평선을 깨고나서 주가가 장중 한차례 상승을 시도하지만 60이평선에 막혀 다시 하락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보고 다음 날 가지고 있던 모든 종목을 손절했습니다.

결과는 적중합니다. 모든 종목을 매도하고 2, 3일 정도 지났을 때 어마무시한 뉴스가 터집니다. 그 때가 2011년 8월 초였어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사상초유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져내립니다.

끔찍한 반대매매겠죠.

결론은 이겁니다.

투자자는 무조건 차트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차트를 볼 때는 냉정하게 보아야 합니다. 냉정하게 보이지 않으면 레버리지를 줄이고, 그래도 냉정하게 보이지 않으면 보유수량을 줄이고, 그래도 냉정하게 보이지 않으면 보유 중인 포지션을 전부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욕심은 무조건 차트를 왜곡시킵니다. 차트는 변한게 없는데 차트 보는 눈을 왜곡시키는 것이죠.

또 하나의 결론~!

지금의 코스피 지수는 역사상 최고점이 될 가능성이 점점 짙어집니다. 신규매수자는 조심 또 조심, 기존 보유자는 분할매도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 오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But 모든 투자는 각자 자신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제 의견은 참조만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