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주식투자 전업 썰을 풀어보자고 처음 생각했을 때는 여러가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쓰다보니 머릿 속에서 스스로 걸러지고 걸러지네요. 그 중 하나가 5일선과 20일선을 이용한 간단한 매매법 -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 이었는데,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을 굳이 쓸 필요가 있나 생각되어서 걸렀습니다.

  위의 차트는 작년 이맘 때 나스닥 선물 차트입니다. 2/19에 9,838 포인트를 찍고, 코로나 이슈가 터지면서 몇 달간 힘들게 올린 차트를 단 6거래일만에 무너트립니다. 이 때 저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숫자 9,710에서 매도를 때렸습니다. 위의 차트는 나스닥 지수차트여서 최고점이 9,838을 찍고 있지만 제 기억으로 선물 차트에서의 최고점은 제가 매도때린 자리에서 50포인트 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신고점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매도 자리 찾는게 정말 쉽지 않았죠. 기본적으로 매수를 하면서 단타로 따라가다가 일봉과 분봉에서 나타나는 다이버전스를 확인하면서 매도 관점으로 전환해서 지켜봤고, 시황 상 코로나 이슈가 막 터지고 있음에도 지수가 올라가는데는 분명 한계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막판에 노려보다 9,710에 매도 때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지금까지 했던 매매 중 가장 만족스러운 매매라 생각하고 HTS를 껐습니다. 아...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한 번 들어버린 습관이 참 무섭다고... 나스닥은 워낙 고위험성이기도 했고 하도 많이 데이기도 해서, 이건 뭐 단타도 아니고 30틱차트 보면서 스켈핑으로만 순식간에 거래하던 게 습관으로 남아서 그랬는지, 다음 날 그냥 청산해버렸습니다. 아... HTS를 끄고 나서 아예 삭제까지 했어야 했는데...ㅜㅜ

가장 만족스러운 진입였고, 가장 실망스러운 청산이였죠.

그래서 매수는 과학이고,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이 있나봅니다.

결국 저는 심리에서 또 졌음을 깔끔히 인정하고 1년간 HTS 보지도 않고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차트를 다시 보기 시작한건 두어 달 전 썰을 한 번 풀어볼까 생각하던 때부터였습니다. 나스닥을 9,710에 매도 때릴 때만해도 다시는 찾아올 수 없는 역사적 최고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고점을 1년도 안 되는 이 짧은 시간동안 순식간에 회복하고 도리어 오버슈팅 하고 있으니 어안이 너무 벙벙했고, 또 이런 고점에 현혹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고점에 물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제 썰을 보시면... (제가 그럴 깜냥도 안되지만...) 마지막은 항상 조심 또 조심하시라는 내용으로 마무리하려 애를 많이 썼습니다.

앞으로도 시장은 매일매일 열릴 것입니다. 이 놈의 시장은 우리에게 무수한 기회를 주기도 하고 무수한 절망을 주기도 하죠. 하지만, 시장을 겸손히 배우려 노력하는 사람은 절망 보다 기회를 좀 더 가져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 같습니다.

알바트로스 성필규님이 깡통을 찼을 때, 스승님이 하셨다는 유명한 말이 있죠.

'급한 건 너지, 시장이 아니다'

조정이건, 하락장의 시작이건... 음봉 나올 때는 항상 조심 또 조심하세요~

투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