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는 라오스, 부탄, 네팔 등 인도와 접경한 국가들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지난 몇 주 동안 현저하게 증가했다. 

지난 1개월 간 전월 대비 신규 감염자 증가세에 기록에 따르면 라오스가 2만 2000% 폭증으로 1위다. 네팔과 태국도 모두 1000% 이상 급증하며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도 부탄, 트리니다드토바고, 수리남, 캄보디아, 피지 등이 확잔자가 세 자릿수의 속도로 급증하며 위험에 처해 있다.

변이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 확산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안일한 대처와 확산을 억제할 보건 자원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지난주 라오스에서는 1개월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200배 이상 급증, 보건부 장관이 의료장비, 보급품, 치료를 요청했다. 네팔의 병원들에서는 환자에게 공급할 산소가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보건 시설 부족의 압박을 받고 있는 태국은 신규 확진자의 98%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고립적인 위치와 그동안 엄격한 국경 통제 덕분에 비교적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드물었던 태평양의 일부 섬 국가들도 코로나 1차 확산에 직면해 있다. 남미 북동부의 수리남의 경우 지난달 확진자 수는 3월보다 600% 이상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한스 클루지 유럽지역 국장은 지난주 "인도의 상황이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며 "이는 큰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런던 위생 열대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헤이먼 전염병 역학 교수도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되어가고 있다"며 "조만간 모든 개도국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도국들의 열악한 경제적 사정도 코로나19 변이주 확산과의 싸움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드니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의 조나단 프라이크태평양 지역 연구 책임자는 "최근 태평양 전역에서 기록된 감염자 급증 사례는 단순한 국경 차단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헤이먼 교수도 빠른 접종 덕분에 대유행에서 회복 중인 선진국들이 백신, 검진 키트, 산소 등 치료제의 공정한 유통 등에 더 힘써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