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에 결혼한 신랑입니다.

저는 좀 일찍 20대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지금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또 결혼식에 대한 로망도 없어서, 모든 결혼식 준비과정에서 저의 단 하나의 고려사항은 가격이었습니다. 아내가 뭔가 원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때 다른 요소를 고려하죠. 아마 다른 남자분들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이실 것 같아요.

그래서 여느 예비신랑신부들과 같이 여러 결혼식 준비 항목에서 의견 충돌이 있거나 또는 한쪽이 찜찜하지만 ok를 하는 상황들이 있었는데,

결혼식 당일의 이동수단 관련해서는 서로의 니즈를 적절하게 다 만족시키는 플랜이 짜였어서, 비슷한 고민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고 적습니다.

결혼식 당일(본식)의 신랑신부 일정 및 동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 -> 메이크업샵 (화장 및 예복 환복 약 2시간) -> 식장 (본식) -> 이후 일정 (신혼여행 or 귀가)

저 3번의 이동을 어떤 이동수단으로 할 것인가를 정해야 하는데요,

저는 사촌에게 거저 받은 자차가 있어서, 처음에 3번 다 자차로 가려고 했습니다만, 아내가 반대를 했습니다.

일반 승용차에 웨딩드레스 및 머리장식을 하고 타면 불편하고, 무엇보다 장식과 드레스, 화장이 망가질 위험이 있어, 아내는 카카오벤티나 웨딩카를 이용하길 원했습니다.

(카카오벤티도 만의 하나 당일 택시가 안 잡힐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서 저희는 옵션이 아니었는데, 웨딩카 대신 벤티 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후에 또 얘기할게요.)

그래서 고민 끝에, 본식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어, 메이크업샵에서 메이크업과 옷 세팅이 끝난 순간부터 본식까지는 어디 하나가 망가지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 웨딩카를 타고 가기로 했고, 나머지는 메이크업 조금 망가져도 우리가 좀 아쉬울 뿐이니까 자차 혹은 소형차 택시를 타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메이크업샵에서 식장까지만 웨딩카를 이용하는 패키지가 이름이 실속형 패키지더라고요. (꽃가마 웨딩카)

집 -> 메이크업샵 -> 식장 -> 호텔

 (택시)           (웨딩카)  (자차)

계획을 이렇게 짜니 저도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포인트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1) 우선 돈이 꽤 세이브됩니다.

웨딩카 가격은 차종에 따라 다른데,

2024년 5월, 청담>종로 동선 기준 실속형 스타리아라운지는 13만원(옵션 중 제일 싸고 작은 차)였습니다.

근데 이 차로도 불편함 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제 신부는 여자 평균 키보다 살짝 크고, 당일 신부가 정수리에서 1~2cm 정도 위로 올라가는 머리장식 했는데도, 차 탈때만 조심하면 앉아있을때는 공간 넉넉했어요.

게다가 업체에서 항시 진행하는 리뷰이벤트로 블로그/SNS에 이용후기를 올리면 2만원, 웨딩관련카페에는 건당 1만원씩 페이백을 해주는 이벤트가 있는데(카페만 중복 가능), 이게 진짜 미친 이벤트입니다.

조건을 모두 따져보니, 스타리아라운지를 계약한 다음 제 블로그+SNS+찾아놓은 웨딩관련카페 5개에 후기를 올리기만 하면 결국 최종 금액 4만원에 웨딩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어요. 저 웨딩카페 5개도 구글에 카페 추천글 1~2개 정도만 검색해서 봐도 우수수 나오는 정도로 쉽게 찾은 건데, 할만하겠더라고요. 벤티로 택시 부르면 한 2~3만원 정도 나올걸 생각하면 그정도는 바로 내죠. 꼴랑 만원 아끼려고 신부랑 괜히 싸울 일 만들고 싶지도 않고요.

(2) 이건 저에게만 해당될 수도 있는데, 굳이 자차를 타고 당일날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으니, 전날에 차에다 축의대 등 당일 필요한 물건을 실어 결혼식장에 미리 가져다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이점들에 설득되어 그대로 그 조건대로 계약을 하고, 집에서 메이크업샵에서는 택시로 이동, 그리고 본식 이후에는 미리 가져다 놨던 자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물론 만원도 아깝다 or 리뷰 이벤트 귀찮아서 그렇게까지 시간 쏟지는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웨딩카 대신 카카오벤티 불러도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벤티 예약을 해 두거나, 아니면 제 경험상 서울 결혼이신 분들은 그냥 당일 메이크업샵에서 불러도 바로바로 잡힙니다. 다만 당일 정말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생기는 거니까 신경이 쓰인다는게 문제죠.

그리고 자차 없으신 분들은 (자차) 부분을 일반 택시로 교체하셔도 문제 없습니다.

요는, (1) 메이크업과 예복을 최상의 상태로 보존해야 하는 메이크업샵->식장 동선은 신경을 쓰고, 나머지 동선은 저렴하게 계획하는 게 가성비가 좋다 (2) 웨딩카 실속형+제일 싼 차+리뷰이벤트 조합이 가성비가 미쳤다. 이 2가지입니다.

특히 리뷰이벤트가 %단위 할인이 아니라 액수로 할인이 들어가서, 싼 패키지의 할인율이 미쳐 날뛰는게 정말 좋습니다.

아무튼 결혼 준비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다들 결혼준비, 미래설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