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안되고, 건강 안 좋고(신체•정신 모두),

술 못 마시고, 아부 못 떨고

무능력 종합선물세트 그 자체인데요.

(이름 좀 있는 공기업 15년차 재직중, 40대 중후반)

그래도 자기객관화는 어느 정도 되어서

승진시험 일부러 안 보고(시험 합격해도 승진 안될듯)

업무도 적당히 난이도 있는 걸로 배분받아

칼출 칼퇴하는 중이에요.

회사사람들하고도 일절 말 안 섞고 회식 불참하구요.

그 와중에 얼마전 3년 후배가 부장으로 진급하여

제가 소속된 팀의 리더로 왔는데

저랑 면담할 때 이런말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네요.

"선배님, 이제 승진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변 눈치도 보이고 제가 선배님께 지시 내려야 하니 좀 편하진 않은거 같아요."

저는 하나도 안 불편하고

부장님 부장님 존칭쓰면서 업무 지시받은대로 일하는데

그 후배는 제가 아래에 있는게 불편한가봐요.

게다가 와전된 소문도 알려주더군요.

내가 수십억짜리 강남 아파트 물려받아서 회사생활 대충 하는거라고....이거 듣고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현실은 부모한테 물려받은거 하나도 없이 저렴한 서울 준신축 아파트 10억짜리 대출 3.5억이나 끼고 혼자 낑낑대며 유지중인 서민인데..

사실 제가 좀 특이한 성격이긴해요.

고시 준비 오래했어서 마이웨이, 개인 플레이 심하구요.

그 와중에 남들에게 피해 주는 건 싫어해서

제가 맡은 일은 실수 안 하고 처리합니다.

근데 후배가 좀 불편하다고 하니 고민되네요.

집이 서울에 있고, 서울에서만 살아서 지방 발령 신청하기도 그렇고...

그리고 세상이 바뀌지 않았나요? 뭐 아직까지 입사서열 따지며 후배인 자기가 직급 위인게 껄끄럽다고 하는지... 아무튼 이번주 목요일에 이 얘기 듣고 주말 내내 좀 생각이 많아지네요.

그냥 무시하고 현재 팀에 가만히 있는게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