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무원시험 9급 시험과목이

국어 영어 한국사 + 각 직렬별 전공2과목의 총 5과목이고 과목별로 20문제인데 (행정은 행정법,행정학. 세무는 세법,회계학 등등)

얼마전 공무원시험 관련 뉴스기사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내후년부터 이 한국사 과목이 한국사능력자격증 검정제도로 바뀌고 (사실상 폐지되는거나 마찬가지)

그 한국사 과목이 없어지고 그 20문제에 해당하는 1과목이 없어지는 대신에

국어,영어,전공2과목이 각 5문제씩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시험시간은 그대로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되면, 9급 공무원시험에서조차도 암기력과 성실성에 특화된 사람보다

타고난 두뇌,독해력에 특화된 사람들이 지나치게 유리하게 됩니다.

왜냐면 공무원시험에서 한국사는 보통 단순암기와 성실성의 비중이 더 큰 과목이고

시험에서 한국사를 푸는 시간이 다른 과목을 푸는 시간보다 훨씬 덜 걸렸기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한국사를 빨리 풀어서(보통 10분이내) 시험시간을 더 확보할 수가 있었죠.

그렇지만 이제 바뀌는 공무원시험 제도에서는

한국사처럼 단시간에 풀이를 완료해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과목이 없습니다.

따라서 단시간에 긴 지문과 많은 정보량을 소화해야 하는 국어,영어,전공2과목을 빨리빨리 풀어서 정답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유리하게 된 거죠.

물론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 공무원시험도 바뀌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저같은 경우에는 한국사라는 과목에 흥미가 상당히 있었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공무원시험을 준비해서 들어온 케이스고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케이스라 국어,영어 성적을 올리는 데 상당히 애를 먹은 편입니다.

그리고 실제 시험에서도 국어는 성적이 별로 좋지않았고 영어는 간신히 낙제만 면한 수준이었지만

한국사를 100점 만점을 맞아서 그걸로 간신히 합격해서 들어왔고

지금은 업무적으로도 어느정도 인정받으면서 가정을 꾸릴 생각으로 평범한 공무원으로 근무를 잘 하고 있습니다.

물론 7급,5급이 하는 업무를 생각하면, 저런 타고난 두뇌가 뛰어난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직업일 순 있겠는데

9급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땐 오히려 성실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제 경험상 9급은 직급 특성상 대우도 많이 박하고 업무 특성상 단순 민원이나 잡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업무를 사실 머리가 뛰어난(본인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래 잘 못합니다. 하더라도 금방 싫증을 내지요.

그런데 정부의 공무원시험과목 개편은 결국

다른 시험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다른 분야에서 업무에 종사하던 사람들 중 두뇌회전이 빠르고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9급공무원으로의 진입을 더 쉽고 용이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 것인데

(공무원과 타 직업 간 호환이 잘되게끔)

문제는 이런 사람들일 수록 9급공무원에 불만족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죠.

아무튼 좀 씁쓸하긴 합니다.

9급공무원은 그래도 성실성이 더 검증된 사람들을 뽑는 게 맞다고 보는데

시험 자체가 타 직업 관심갖다가 9급 찍먹해보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하게 바뀐다는 것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