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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 12년, 미국의사 3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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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 *]
9 2025-07-14 08:28
조회 : 2519
9 2025-07-14 08:28
조회 : 2519 벌써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갔나 생각하며 짧게나마 느낀 두 나라의 의사생활 (두 곳 모두 필수과)에 대해서 간단히 비교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궁금한 거 여쭤보셔도 됩니다. 단, 필수의료패키지 같은 정치적인 건 잘 몰라서 대답은 못 드립니다.
1. 근무시간 (한국 >> 미국)
아직 미국에서 전문의 생활은 안 해봐서 아주 정확한 비교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및 임조, 봉직의할 때는 바쁘기는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레지던트할 때는 전공의법도 없기도 했구요.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좀 피곤해도 공부하고 가족들과 놀기도 하고 할 건 다 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노동강도가 저의 기준이었기에 처음에 미국에 와서 외래 및 입원환자를 볼때 하루 보는 환자가 8명이어서 (8명은 많지는 않았던 것 같고 보통 6-7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 봐도 되나 했습니다. 물론 차트 쓰는데에 한국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해야 했던 시술 및 많은 것들을 다른 과 및 paramedic이 해줘서 지금까지 저의 경험으로 볼때는 개꿀(?)이었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저의 한국의 노동강도 대비여서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2. 급여 (물가대비 한국 > 미국)
아직 6 figure를 벌지는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미국은 grocery, gas 제외하고는 그냥 다 비쌉니다. 특히 동부에 있어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동부가 이런데 서부는 더 하겠죠)
그래서 체감하는 급여를 비교하자면 당연히 한국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미국 오기 전 마지막 해에 돈 벌려고 봉직의로 1년 정도 일했는데 그때의 연봉이 아직까지 커리어하이 입니다. 물론 여기서 전문의가 곧 되서 급여가 올라가면 금방 커리어하이를 깨긴 하겠지만 소득이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인 나라이고 노동비가 워낙 쎄기도 하고 정가라는 게 거의 존재하지 않아서 그렇게 벌어도 한국에서의 마지막 한 해같이 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환자와의 관계 (미국 >> 한국)
조금 늦은 나이에 넘어와서 당연히 영어가 네이티브 같지는 않습니다만 이 나라는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각양각색의 엑센트가 존재하기에 저의 영어에 대해서 지적하시는 환자분은 아직까지는 없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매일 영어공부 하는데 언제쯤 한국어처럼 공부 안해도 될까 하는 자괴감은 있습니다.) 즉,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상당히 높은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가나 표준범위를 벗어난 분들은 있긴 마련이지만 대체적으로 제가 환자에게 설명을 드리거나 할 때에, 환자가 저에게 얘기를 할 때 모두 존중과 신뢰가 한국보다는 높은 것처럼 경험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신뢰다 없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핑계를 대자면 한국에서는 단시간에 많은 환자를 봐야해서 재가 여기서 느끼는 존중과 신뢰를 주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4. 의료접근성 (한국 >= 미국)
한국이 경증의 의료 접근성은 무조건 최곱니다. 그냥 나가서 아무 빌딩을 봐도 의원 하나는 있을 거고 예약 안해도 조금만 기다리면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미국은 그렇게는 할 수는 없고 urgent care라고 응급실 갈 정도의 급한 증상은 아니지만 진료가 필요할 때 가는 곳이 있긴 하지만 의사보다는 APRN이 더 많고 in-network라고 해도 당연히 우리나라보다 내는 비용은 더 높습니다.
하지만 중증으로 가게 되면 그 접근성은 저의 경험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중증질환은 빨리 빨리 합니다. (소송의 나라답게 빨리 빨리 해도 모든 기록할 건 다 기록하기도 하고요) 전원도 대부분 빨리 이뤄지고요. 물론 나라가 크니 지역에 따른 편차는 있겠으나 제가 경험하고 있는 동부의 한 지역에서는 중증에 대해서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본인 보험에 따라 비용도 다르긴 하겠지만 중증은 왠만하면 잘 커버되기에 향간에서 얘기하는 몇 십만불 빌이 날아오는 건 아닐 것 같네요 (이건 아마 보험 적용 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나는대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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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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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병원 경험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환자로 가도 10-30초는 아니었던 것 같긴 합니다. 물론 그렇게 환자는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충분히 공감하게 되네요. 외래는 전날에 미리 준비하긴 했었습니다만 당일에는 뭔가 큰 걸 놓치면 안된다는 것에만 집중을 해서 환자들의 세세한 것을 놓쳤던 것 같습니다. |
[* 익명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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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평균소득차이를 고려하면, 한국의 의사 봉급이 지나치게 높긴하네요ㅠ
그로인한 고급인재들의 의료계 단편지향으로 나라가 멸망하고잇는게 맞다는걸 확인하셨군요 |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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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렇게만 보시지는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한국은 일을 열심히 하고 도저히 여기서는 안될 것 같은 일도 할 수 있는 말도 안되는 나라이긴 해서 그래도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Martial law같은 어이없는 것에는 엄청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구요).
당연히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의사 연봉이 높을 수는 있겠으나 그건 다른 직종의 연봉을 높이지 않은 결과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 여기서 만났던 40년 전에 오셨던 분의 증언에 따르면 의사 봉급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물가상승률 정도로만 올라서 오히려 점점 내려오는 기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반면 다른 대부분의 직종들의 연봉은 많이 올라갔죠. 한국도 이렇게 되면 좋겠습니다만 이것도 부작용이라 한다면 인건비가 비싸지니 왠만하면 모든 것을 다 본인이 하게 된다는 거죠. 여하튼, 이제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으니 더 균형있게, 더 발전하는 한국이 되면 좋겠습니다. |
[* 익명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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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환자 보는 시간은 짧고 돈은 한귝의사가 더 번다는게 맞네요. 그 돈은 의료보험에서 빼먹는 것 일텐데... 진심으로 의사의 이기주의가 사회를 죽이고 있다고 봅니다. 자성의 목소리는 이제 기대안합니다. 어차피 기대해봐야 시원찮을테니깐요. |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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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를 보는 총 시간은 더 많거나 비슷한데 환자수가 많으니 인당 시간이 짧을테고 그에 따른 수가도 적은 건 사실입니다. 어느 한쪽이 좋다고는 흑백처럼 나눌 수는 없지만 장단이 있기에 지금까지 한국이 그래왔던 것처럼 각 나라의 장점만 흡수시켜서 더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이기주의, 자성의 목소리 등에 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개인병원을 차려보지 않았고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며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팔은 안으로 굽는 거라 제가 더 얘기할 위치는 아닌 것 같습니다. |
[* 익명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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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도 차이가 좀 있지요..일 10시간씩 4일근무중입니다. 3일은 쉴수 있는게 크더군요. 저도 첨엔 한국처럼 일하니 매니저가 불러서 뭔일있냐고 고민거리 있음 정신과 상담하라고 해서 아니 난 한국에서 이렇게 일했다고 하니 그냥 여기서는 정해준대로만 일하면 된다고... 뭐 가끔 한국분들 들어와서 통역가눙한지 물어보긴하지만 급한일 아니면 해주고 있고요.. 여긴 외과의가 대우받는 나라라서 전 초라합니다..ㅎㅎ |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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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흉부외과는 신처럼 여겨지긴 하더군요 이 나라에서. 그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정말 자기들의 손으로 큰 일을 해낼 수 있으니까요. 저도 님처럼 그렇게 일하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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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제가 어떻게 느꼈냐를 보고 싶기도 해서 올렸습니다. 일기장에 쓰면 되지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글 쓰는 건 자유니까요. 질문이 아니라 넘어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