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진을 잘 안찍다보니 인증 사진밖에 없네요.. 혼자 다닐 땐 인증 사진도 안찍었는데, 아내와 같이 있다보니 다른 분께 부탁해서 찍었습니다. 젊은 분이라.. 사진을 대단히 다리 길어보이게 잘 찍으시네요. 흡족흡족

산에서 사진을 잘 안찍는 이유는, 아내와도 이야기 나눴는데.. 산에서 본 풍경을 사진에 담아봐야 이 느낌은 10%도 못 살리기 때문이지요. 다들 공감하시죠?

참, 연주대 가는 길에서 느꼈는데, PU 가수분해가 일어날까봐 걱정했던 제 5년 넘은 콜X 등산화는 화강암에 쩍쩍 달라붙네요. 모든 등산화가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역시나 5년 넘게 등산 한 번 안간 아내의 등산화는 제 등산화보다 잘 미끄러집니다. X핑이면 충분하다!

제가 봤던 관악산의 말바위 능선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내와 관악산에 올랐습니다.

아내와의 산행은 처음입니다.. 이리 말해봐야 혼자 산을 자주 다니는 것 같지만 그래봐야 얼마전에 인증올린 첫 관악산 이후 북한산 원효봉 코스 한 번, 비봉능선 한 번.. 저도 이번이 네 번째 산행입니다.

서울대 신공학관에서 출발해서 깔딱고개를 넘어가는데, 확실히 아내가 힘들어서 깔딱깔딱하는 동안, 그 페이스에 맞추다보니 저는 수월했네요. 그간 체력이 좋아진건지.. 심지어 땀도 거의 안났고 숨도 안찼습니다. 아내가 제 페이스메이커인가 봅니다.

그리고 말바위 능선! 초입에 안되겠다고 못가겠다는 아내를 설득해서 저 앞까지만 가자, 하고 시작하는데,

그 첫발 떼는게 어려운 그 바위만 넘더니.. 웬걸, 잘 따라오네요.

그렇게 연주대 찍고, 혼자서는 한 번도 먹은 적 없던 김밥 먹고.

이제 내려가는데..

문득 욕심이 생깁니다.

지난번에, 분명히 연주대에서 그 기상레이더를 마주보고 오른쪽에 있는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아저씨를 본 적이 있어서..

같은 길로 내려가기가 싫습니다.

네이버 지도로 보니 분명 길이 있습니다. 저 길로 가도 다시 서울대 신공학관이 나오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 길로 접어듭니다... 줄 타고 내려가는데, 재미있네요.

그리고... 고등학교 이후 산을 간 적 없는 아내는 학을 뗍니다..

좀 늦은 시간이라... 저 길로 가는 동안 마주친 분들도 딱 2팀.

와... 감탄에 감탄을, 그러나 정말 곤란해하면서 갔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길이긴 한데.. 문제는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이 길이 맞나 잘 모르겠는 상황,

다행히 램블러로 다운받아놓은 지도가 있어서 길로 의심되는 방향과 지도의 방향이 일치하면 믿고 그냥 바위를 넘으며 직진했습니다.

요즘 폰들은 gps 뿐 아니라 나침반 등 센서가 많아서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