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남입니다.

이번 산행지는 월출산 밑의 블랙야크 명산 100+ 흑석산입니다.

하지만 흑석산만 바로 가지 않고, 별매산(성산/별산)을 거쳐 가학산, 흑석산을 거쳐 하산합니다.

제전마을에서 출발합니다. 시작부터 별매산의 모습이 웅장합니다.

사전에 아는 게 없는 채 가다 보니 이 산의 바위가 볼 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로프가 많은 코스라고 하여 사진도 제쳐두고 너무 무식하게 오르기만 한 게 아쉽네요.

네이버지도상의 벌매산인 곳은 루가맵에선 전위봉으로 나오네요. 여기서 조망을 보면 진행 방향 우측에서 월출산과 도갑산 라인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앞은 월출산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월각산입니다.

뒤편으로는 남해고속도로를 낀 성전면이 펼쳐집니다. 지난주보다 대기질이 더 안 좋습니다.

전위봉에서 별매산 정상으로의 진행방향입니다. 왼쪽 위가 별매산 정상입니다. 지난주 덕룡산에 비해 쉬운 편에 속하는 암릉에 스테이플러칩, 로프구간이라 생각을 못 했는데 블로그 등에서 찾아보니 이 산을 많이 치켜세웠더군요. 

오늘 구간 중에 제일 오르는 재미는 별매산인 것은 맞는 듯합니다. 뒤의 가학산에 너무 초점을 둬서 여길 느긋하게 못 지난 게 못내 아쉽습니다.

여기 내려가는 구간만 잠시 가파른 암릉인 걸 빼면 짧고 굵은 골산입니다. 손 잡을 게 적재적소에 있으므로 천천히 이동하면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산의 다른 이름이 성산인 것을 보면 산이 별처럼 보인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인 별뫼에 산이 더 붙어 별뫼산, 벌매산, 별매산 등으로 불린 것 같습니다.

무난한 정상에 이르는 육산 루트가 한동안 이어집니다.

별매산 망봉으로 향하는 도중에 조망점이 보여 앞으로 갈 가학산을 살펴봅니다. 등포 후기에선 가학적(?)이란 산이라 표현했던데... 경사를 보면 가학적인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게 호미동산의 다른 각도인 줄 알았습니다.

지나온 별매산을 돌아봅니다. 암릉으로 가득했던 첫 번째 사진의 전위봉은 별매산 정상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 더 가면 지나야 할 별매산망봉이 나타납니다. 돌로 더덕더덕 붙어서 군집해 있는 바위 꼭대기입니다.

안내 시그널도 없고 정면의 수직 절벽 외의 주변 길은 다 낭떠러지라서 그냥 팔을 뻗고 홈이 있어 팔힘으로 올라보니 올라와지고 길이 보입니다.

너무 황당해서 내려가서 찍기엔 2미터 남짓인데도 무서워서 내려가지는 못하겠고... 그 자리에서 퍼져서 지나온 광경을 찍었습니다. 하산길로는 제일 무서운 구간일 듯합니다. 인터넷을 뒤져도 이곳을 찍은 사진이 안 보이네요. 우회로가 있는데 못 찾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아찔합니다.

능선이 암릉처럼 보이지만 전위봉부터 망봉 직전까지는 무난한 육산로입니다.

왼쪽을 보니 멀리 호미동산이 보입니다. 익히 예습한 모습이 아니라 황당합니다만, 이 코스로 가는 재미는 암릉 구간과 호미동산의 여러 모습을 보는 맛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앞의 암릉은 길이 아닙니다.

망봉 정상에서 본 성전리입니다. 망봉을 올라 기쁜 마음에 직진해 버려서 왼쪽으로 틀지 않으면 하산길로 빠지고 맙니다. 시그널이 잔뜩 붙어 있어 알바를 면했습니다.

다시 육산로가 쭉 이어지다가 가학산 봉우리를 앞두고 앉아 쉬기 좋은 조망터가 나옵니다. 멀리서 볼 때는 연필 깎아 놓은 것마냥 뾰족했는데 나무들이 제법 붙은 걸 보니 저쪽으로 올라야 할 모양입니다.

로프가 본격적으로 튀어나오는데... 앞서 가는 분이 계셔서 못 찍었습니다. 검색으로 퍼 오니 나오는군요. 제가 찍지는 못했지만 이 로프 첫 구간이 제일 위험합니다. 체감 경사가 5~60도입니다.

위 구간인데 발로 밟는 게 추가되어 있습니다. 진짜 바위가 바싹 말라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미끄러우면 손의 힘만으로 일단 단숨에 올라가야 할 겁니다...

가학산 로프를 일차 통과하여 뒤를 보면 2시 방향의 별매산, 11시 방향의 월출산, 9시 방향의 암봉인 별매산 암봉이 보입니다.

사실 조망이 보고 싶어 본 게 아니라... 로프를 통과하면서 혹시 비가 왔거나... 또 다음 로프 구간에서 포기하려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아찔해서 쉰 겁니다...

앞으로 로프가 3개 남았습니다. 하지만 첫 로프만 통과하면 이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학산 정상의 뷰입니다.

호미동산의 모습이 또 보입니다. 아까보단 명확하고 봉우리 모습이 뚜렷합니다.

가학산은 날아오르는 학이란 뜻입니다. 아마도 이것도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날개의 일부분일 듯합니다. 제가 밟고 있는 곳이 머리통일 것이고요.

정상석은 따로 없습니다만, 내려가려면 또 로프 3개를 거쳐야 합니다. 총 7개를 지나야 하네요. 이제부터는 갈림길에서 호미동산을 가지 않는다면, 사실상 흑석산 정상 직전까지는 산죽으로 이어지는 평이한 길입니다.

내려올 때의 마지막 3번째 로프만 겨우 건졌습니다. 로프 구간에선 폰을 아예 가방에 넣고 꺼내질 않았습니다.

갈림길에서 호미동산을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너무 더운 날씨와 아직 코스의 반도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감히 배제했습니다. 의외로 가는 사람은 제법 있는 것 같지만... 저는 멀리서 눈에 담기만 하려고 합니다. 나무와 흙으로 덮여 있던 산의 반대편은 낭떠러지 암벽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학산의 뒤통수입니다. 오를 때와 다르게 뒤는 두툼하게 폭신폭신한 능선입니다.

가운데 우측 편에 솟은 게 흑석산입니다. 왼편은 그냥 봉우리...

아찔한 절벽도 사잇길과 풍경이 등로 옆에 펼쳐집니다.

이름 없는 봉우리에서 호미동산을 더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호미동산은 왼편으로 깎아 오르는 것이지 우측으로 가면 미래는 없습니다. 갈림길에서 왕복 800미터 엠보싱입니다.

흑석산 정상 직전의 나무가지 틈새로 바위 사이에 자리 잡은 소나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정상 직전 암봉 사이로 방춘저수지가 보입니다. 

이 정도는 우습지요...

오늘 목표인 흑석산입니다. 왼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습니다.

정상에서 본 진행 방향의 깃대봉입니다. 

여기서도 호미동산을 또 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조금만 가면 앉아 쉴 만한 바위면이 있고, 정면에 블로그에서 명품소나무로 소개되는 소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깃대봉에 도착합니다. 우측의 호미동산이 또 눈에 들어옵니다. 존재감 자체는...

비석 뒤편으로 가면 멀리 월출산과 지나온 등로가 눈에 보입니다. 계속 보던 뷰에서 뾰족한 가학산이 추가되었습니다. 

깃대봉에서 돌아본 호미동산, 흑석산 정상 뷰

이제 가야 할 마지막 봉우리, 뾰족한 두억봉이 왼편에 보입니다. 오른쪽 봉우리를 넘고 넘어 다시 올라야 합니다.

하산길로 접어들며 너덜길과 바위들이 나오지만 앞서 왔던 길에 비하면 가볍습니다.

전망대가 있다는 것만으로 길이 정비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전망대에서 바로 아래를 보니 날머리인 휴양림과 주차장이 보입니다. 가로로 긴 사다리꼴 모양의 가학저수지가 주자창 바로 위편에 있네요.

오른쪽으로 두억봉을 올라 왼편으로 내려가면 가학저수지입니다.

하산길에서 조망이 되어 돌아보니 능선 가운데 지나쳤던 조그맣게 전망대가 보입니다.

휴양림에서 임도길로 바로 하산할 수 있는 이정표를 외면하고 두억봉을 가리키는 길로 진행하면 꽤 길고 긴 오르내림의 길 끝에 로프를 만납니다.

로프가 3개인데... 가학산의 로프를 통과했으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본 두억봉의 모습처럼 로프부터 정상까지 급격하게 치고 올라가서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고도를 200미터 이상을 쉬지 않고 치고 오르기만 했습니다.

두억봉에서만 보이는 건너편 뷰보다는 아무래도 지나온 흑석산을 마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클 것입니다.

하산길의 양옆 주변은 진달래와 철쭉밭 같습니다. 

맨끝이 두륜산일까요? 지도상으론 그런 것 같습니다만... 

주차장까지 한 번에 텔레포트하고 싶은 마음이...

중반부터 길이 매우 안 좋습니다... 이정표 따라 오는데 계단도 아니고 네트가 깔려 있는데 낙엽과 마사토, 너덜 바위들이 한 번만 걸려봐란 식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과 다르게 아주 가파릅니다. 저는 목책을 고정한 시멘트를 밟으면서 내려왔을 정도입니다.

잔인한 하산로와 다르게 가학저수지는 아름답네요.

하산길에도 로프가 4개 있습니다. ㅠㅠ

여긴 닦아놓고 버려진 등로 같습니다. 어딜 오르건 내리건 힘들고 위험합니다.

부처손이 간밤에 내린 잔비로는 모자랐던 모양입니다.

도로에 힘들게 도착하니 원숭이들이 있네요. 

차마 가까이 근접샷은 못하겠습니다.  개나 고양이처럼 대하기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흑석산에서 살던 애와 일본 원숭이의 교잡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