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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남은 퍼즐 맞췄네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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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올린 글에
뱀사골 - 세석 - 백무동 12시간에 가능하냐고 물었었는데... 결론은 가능했네요.
새벽에 가서 인월버스터미널에 차 대놓고 6시 30분 첫차타고 뱀사골행(아침이라 버스정류장 매표소가 문을 안 열어서 그냥 기사님께 돈 드리고 탑승 ㅎ)
6시 50분 뱀사골 도착, 등산시작
9시 화개재 도착
10시 10분 연하천대피소 도착, 컵라면 먹고 35분 휴식
1시 30분 선비샘
2시 20분 세석(그냥 통과)
3시 50분 백무동 도착
4시 인월행 버스 탑승
4시 30분 인월버스정류장 도착, 차량회수했습니다.
뱀사골은 제가 지리산에서 제일 좋아하는 계곡답게 가뭄에도 여전히 수량 풍부하고 좋았고요. 특히 화개재 오르기 거의 직전까지도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갈 수 있는, 주능선을 오르기에 가장 부담없는(성삼재 - 노고단 빼고) 코스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러나..
아시다시피 뱀사골 코스 마지막 구간이 좀 깔딱고개잖아요. 거기까지만 했으면 어떻게든 버텼을텐데 그 뒤로 바로 토끼봉을 오르는 코스를 타느라 거의 탈진 비슷하게 가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침도 안 먹고 간식도 안 가져간 상황이라 이러다 저혈당 쇼크 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ㅠ
연하천에서 라면에 밥 말아먹고 겨우 한 숨 돌리고 물병 가득 채운 후 다시 출발, 공사중이라 문닫은(매점은 열었지만 취수장은 폐쇄)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 물이 그야말로 쫄쫄쫄나오고 있는 선비샘을 통과하고 세석까지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데 정말 환장하겠더군요. 그때쯤 되니 이미 제 등산 최장거리 기록을 넘어가서 뭣보다 다리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중간중간 잠깐씩 쉬면서 겨우겨우 버텼습니다. 세석 대피소는 물도 안 나온다고 하니(제2취수장은 나온다고 하더군요) 역시나 그냥 통과하고 백무동을 향해 한신계곡을 내려셨습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한신계곡 내려가는 길 초반 2km는 거의 죽음이잖아요. 전 2번째 내려가보는 거라 알고가는 데도 여전히 욕 나오는 ㅜ(이 길을 올라오시는 분들은 진정 대단..) 게다가 같은 북쪽 계곡인데 뱀사골에선 시원하게 불던 바람도 한 점도 없었던.. ㅠ 얼굴이 소금가루가 서걱서걱 만져지더군요.
그러다 이번 산행 (결과적으로) 최대의 행운인 어떤 산악회분들을 만났습니다. 이 분들과 말 한마디 안나눴지만, 앞장서서 가시는 리더분 페이스 조절이 절묘하셔서 속으로 그저 이분들만 따라가자라는 생각으로 죽도룩 쫓아갔습니다. 이 분들 놓치면 나 혼자 내려가다 탈진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ㅠ) 시야에서 사라지시면 죽어라게 힘내서 쫒아가고 쫒아가고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백무동에 무사히 도착해서 인월행 버스타고 가서 차량 회수했네요.
이로써 3차례에 걸친 지리산 종주를 다 끝냈네요.
(1차 성삼재 - 연하천대피소 - 성삼재
2차 백무동 - 장터목 - 천왕봉 - 세석 - 백무동)
끝내고 나니 이게 뭐길래 이래 고생했나 싶기도 하고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런 장거리는 첫 경험이 이걸로 등력이 좀 높아지려나 싶기도 하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뱀사골 - 세석 - 백무동 12시간에 가능하냐고 물었었는데... 결론은 가능했네요.
새벽에 가서 인월버스터미널에 차 대놓고 6시 30분 첫차타고 뱀사골행(아침이라 버스정류장 매표소가 문을 안 열어서 그냥 기사님께 돈 드리고 탑승 ㅎ)
6시 50분 뱀사골 도착, 등산시작
9시 화개재 도착
10시 10분 연하천대피소 도착, 컵라면 먹고 35분 휴식
1시 30분 선비샘
2시 20분 세석(그냥 통과)
3시 50분 백무동 도착
4시 인월행 버스 탑승
4시 30분 인월버스정류장 도착, 차량회수했습니다.
뱀사골은 제가 지리산에서 제일 좋아하는 계곡답게 가뭄에도 여전히 수량 풍부하고 좋았고요. 특히 화개재 오르기 거의 직전까지도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갈 수 있는, 주능선을 오르기에 가장 부담없는(성삼재 - 노고단 빼고) 코스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러나..
아시다시피 뱀사골 코스 마지막 구간이 좀 깔딱고개잖아요. 거기까지만 했으면 어떻게든 버텼을텐데 그 뒤로 바로 토끼봉을 오르는 코스를 타느라 거의 탈진 비슷하게 가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침도 안 먹고 간식도 안 가져간 상황이라 이러다 저혈당 쇼크 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ㅠ
연하천에서 라면에 밥 말아먹고 겨우 한 숨 돌리고 물병 가득 채운 후 다시 출발, 공사중이라 문닫은(매점은 열었지만 취수장은 폐쇄)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 물이 그야말로 쫄쫄쫄나오고 있는 선비샘을 통과하고 세석까지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데 정말 환장하겠더군요. 그때쯤 되니 이미 제 등산 최장거리 기록을 넘어가서 뭣보다 다리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중간중간 잠깐씩 쉬면서 겨우겨우 버텼습니다. 세석 대피소는 물도 안 나온다고 하니(제2취수장은 나온다고 하더군요) 역시나 그냥 통과하고 백무동을 향해 한신계곡을 내려셨습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한신계곡 내려가는 길 초반 2km는 거의 죽음이잖아요. 전 2번째 내려가보는 거라 알고가는 데도 여전히 욕 나오는 ㅜ(이 길을 올라오시는 분들은 진정 대단..) 게다가 같은 북쪽 계곡인데 뱀사골에선 시원하게 불던 바람도 한 점도 없었던.. ㅠ 얼굴이 소금가루가 서걱서걱 만져지더군요.
그러다 이번 산행 (결과적으로) 최대의 행운인 어떤 산악회분들을 만났습니다. 이 분들과 말 한마디 안나눴지만, 앞장서서 가시는 리더분 페이스 조절이 절묘하셔서 속으로 그저 이분들만 따라가자라는 생각으로 죽도룩 쫓아갔습니다. 이 분들 놓치면 나 혼자 내려가다 탈진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ㅠ) 시야에서 사라지시면 죽어라게 힘내서 쫒아가고 쫒아가고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백무동에 무사히 도착해서 인월행 버스타고 가서 차량 회수했네요.
이로써 3차례에 걸친 지리산 종주를 다 끝냈네요.
(1차 성삼재 - 연하천대피소 - 성삼재
2차 백무동 - 장터목 - 천왕봉 - 세석 - 백무동)
끝내고 나니 이게 뭐길래 이래 고생했나 싶기도 하고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런 장거리는 첫 경험이 이걸로 등력이 좀 높아지려나 싶기도 하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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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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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네요. 그런데 속도가 너무 빠르신듯합니다. 특히 하산시 세석 백무동을 1시간30분에 내려오셨는데, 무릎 작살날수 있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특히 더 위험해 보입니다. 지금보다는 천천히 다니시면 좋을 듯 합니다. |
모다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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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많으셨습니다. 대충보니 산에서 살짝 뛰신 것 같은데 자제하셔요~~ 지금은 겉으로 안나타나지만 추후에 반드시 관절에 무리옵니다.주변에 그런분들을 워낙 많이봐서요. |
posss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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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십니다. 이정도면 전체코스 1일 종주하셔도 ㅎㅎ 성삼새~연하천~성삼재 ? 이건 뭔가 해서 지도를 보니,,왕복 26키로 정도네요. 뱀사골을 2시간에 오르신거만 봐도. 암튼,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라는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