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3일

7년을 만나고 서로가 서로에게

마지막 인연이기로 약속했던 

여자친구가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급성 뇌출혈로 36일을 투병을 하고 

깨어날 확률이 단 1퍼센트도 되지 않은채

연명치료를 하던 중에 가족들과 합의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하고 천사가 되었는데

아직도 먹먹하고 많이 그립네요.

우연히 이 노래를 처음 듣게 되었을때 

듣자마자 우리 공주 생각이 나서 

여러 감정이 많이 듭니다.

여자친구 직장에 제가 태워다주는 길에

도착해서 자고있는 사람 깨웠는데 미동도 안하네요.

뭔가 잘못됐다 싶어 응급실에 데려 갔는데

뇌출혈이라고 큰병원으로 가야 한답니다.

거기서 가족들 다 불러모으라네요.

응급실 침대 위에서 긴 머리카락이 바리캉에

밀려나가는걸 보고 충격 먹었습니다.

가위에 잘려나간 소지품을 들고 

수술실로 향하는 여자친구를 그냥 멍하니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네요

중환자실에서 잠만 내내 자더니 

36일 후에 죽었습니다.

상상을 해보세요.

기가 막히지 않나요? ㅎㅎ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냥 제 인생이 완전히 날라갔습니다

그냥 쑥대밭처럼  박살이나듯

제 자신이 사라진 느낌이에요 ㅎㅎ

말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울만큼 

진짜 죽을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술을 병으로 먹다가 치우는게 무겁고 귀찮아서

팩으로 먹다가 피티로 먹고

깨어 있는 순간이 괴로워 술에  찌들어 살다가 대인기피증에 우울증 까지 왔습니다

여자친구 신발과 사진을 들고 전국을 여행하고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차에서 의식을 잃었던

그 장소 그 자리에 주차를 하고

나도 따라간다고

번개탄을 피운채로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병원이더군요. 

그 날의 기억이 통째로 사라져서

제 응급기록일지를 문서로 떼봤는데

시한폭탄 같던 저를 걱정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없었다면 

저는 그 날 차안 거기서 죽었습니다

제 몸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43% 

어느정도냐고 물어보니

그 시간동안 이정도 수치라면

한 두시간 더 지체되었으면 아마.. 하고 웃더니

조금만 늦었어도 저는 진짜 천하의 불효자식이

될뻔했다고 하네요

그 후로..

그냥 이래저래 살아지다 보니까

하루하루 살아내다가

요즘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거리에 흔히 보이는 사람들 틈에 섞여

저같은 사연을 가진놈도 평범하게 삽니다

먼훗날, 

하늘에 그 친구를 다시 만났을때

본인 몫까지 열심히 잘 살다왔냐는 물음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싶은 생각이 드네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위로는요

섣불리 자신의 기준을 말하면 정말 큰일납니다.

그냥 옆에 있어주고 묵묵히 귀기울여서

들어주는게 그게 진짜 큰 위로가 됩니다

여기 댓글들 하나하나 읽어보니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계신거 같은데

모든 날 여기계신분들 인생이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아 그리고 혹시

지금 이순간 

제가 예전에 그랬듯 혹시나

어떤 위기의 순간의 계신분이 있다면 

이 말 한번 드리고 싶네요

-누군가에게 당신은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시간 여유가 되시면

하늘나라에 있을 누군가에게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꼭 행복하라고

속으로 짧게 기도 해주시면 고마울것 같습니다

+ 댓글 주시는분들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우리가 댓가 없이 받은 오늘은 

누군가에겐 간절히 기다렸던 내일이라는 얘기가 생각나는 글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