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
>
자유게시판
▼▲
>
분류
▼▲
배낭여행갔다가 강도한테 돈 뺐겼습니다. 23
북마크
주소복사
공유하기
3파워링크등록안내
남아공 케이프타운, 진짜 꿈에 그리던 곳이었습니다. 딱 도착했을 때 그 느낌, 아시려나요? 가슴이 벅차오르고,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고…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걷기만 해도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것 같았고, 공기마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쫙 돋습니다. 갑자기 골목에서 험악하게 생긴 흑인 세 명이
툭 튀어나와서 제 앞을 딱 가로막았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딱 펼쳐진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붙는 줄 알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덩치도 크고, 눈빛도 무서웠는데, 다짜고짜 돈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무슨 저항을 하겠습니까? 그냥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습니다. 속으로 ‘제발 그냥 조용히 지나가자’ 이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손이 덜덜 떨렸는데, 지갑에서 100달러짜리 지폐 10장을 꺼내서 줬습니다. 그 사람들은 돈을 거의 뺏다시피 가져가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냥 멍하니 그들이 사라진 골목길을 쳐다봤습니다. 1000달러, 거의 130만 원이 넘는 돈입니다.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때는 돈 잃어버린 것보다 그냥 무서웠습니다. 낯선 곳에서 그런 일을 당하니까, 그 공포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케이프타운이 진짜 다르게 보였습니다. 원래는 모든 게 다 예쁘고, 신기하고 그랬는데, 그 일 겪고 나서는 길거리 다니는 것도 무섭고, 사람들 눈빛도 괜히 의심하게 되고… 그 아름다운 풍경, 활기찬 사람들, 이 모든 게 그냥 다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여행이 완전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한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좀 지나서 괜찮아졌지만,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특히, 낯선 곳에 혼자 여행 갈 때는 진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들었습니다.
이메일
카카오톡
라인
밴드
X(트위터)
페이스북
23
저는비빔인간입니다
옾화조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