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갇혀있다가 왔고, 한 달 더 쉬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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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갇혀있다가 왔고, 한 달 더 쉬러갑니다 ⁴⁹
[* 비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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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20-03-30 17:38 조회 : 1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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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비아냥 거리시는 분들은 정지를 당하지 않지만, 제가 비아냥거리면 정지를 먹더군요.

하지만 그 또한 이 사이트의 룰이니 받아들이렵니다.

뽐뿌가 정부기관도 아니고 민주적일 필요가 있는 곳이 아니니 운영자가 생각하기에 이득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겠지요.

평소에도 책을 꾸준하게 읽는 편이지만 이번에도 책을 좀 읽었습니다. 제가 배울만하다 생각하는 분들은 평소에 책을 즐겨읽고

좋은 책은 추천도 해주고 그렇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되고싶어서 책을 꾸준히 읽는 편입니다.

반면에.. 배울 점 없는 사람들은 가지고 오는 레퍼런스라고는(뭐 그나마 레퍼런스라도 들고오면 다행이기는 합니다.

근거는 니가 알아서 찾으세요 수준도 있어서) 유튜브 정도에 불과하더군요. 물론 유튜브라고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식을 습득하는 데 독서라는 노력을 하고싶어하지 않는 부류들이 많더군요.

뭐 물론 영상도 잘 만든 영상은 정보를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만, 그래도 글이 훨씬 더 정보 집약적이라 생각합니다.(뒤에 소개할 책에서도 문맹을 위한 정보 전달로 비디오를 얘기하는데.. 요즘 스마트폰으로만 지식을 습득하는 사람들이 문자는 읽어도 글은 못 읽는 '기능적 문맹'이 되어버린다는 얘기도 있는데 쉬이 넘길 점은 아닌 듯 싶습니다)

요번에 읽은 책들 중 가장 인상이 깊은 책은 '계층이동의 사다리'입니다. '아비투스'라는 개념이 나오는 데, 요 사진이 많은 걸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걸 보고 설령 내가 돈을 많이 벌지언정 중산층 중에서 돈이 많은 것이지 부유층이 될 수는 없겠다 생각합니다. 어릴 적에 박지원의 양반전을 본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인 지 아시려나요.

그래서 이번 코로나로 인해서 상승장이 오든 하락장이 오든 개인적으로는 전혀 상관이 없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역때문에 집을 갈아타기는 해야하는데, 이미 제가 가진 물건이 급지가 더 높습니다.

제가 항상 진입하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동네가 대전 도룡동인데요, 얼마 전에 도룡동의 한 식당을 방문한 이후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같이 가신 한 분은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직업과 지위를 가진 분입니다. 들어가면서 그 식당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하더군요. 부유층의 매너가 아니라 그 사람들은 이미 다 구면인 것이지요. 내가 이 커뮤니티 안에 들어가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쉽지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을 쓴 시기가 대략 2주 정도 전이었는데, 그 새 도룡동 실거래가는 평당 3300까지 떴습니다. 이미 제 영역 밖의 물건이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1급지 진입에 대한 목표는 버렸습니다. 차라리 1.5~2급지에 내 집을 마련하고 다주택자가 되든 상가나 토지에 투자하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그렇다고 제가 학군의 소중함을 경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학군이랑은 별 관련없이 자랐지만, 특목고를 나왔고 이게 큰 인적 자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서 제일 낮은 대학 간 친구가 한양대 나왔습니다. 고딩때 좀 놀고먹었다 하는 애들은 연세대 갔습니다. 최소 다 대기업정도는 다니고 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4명쯤 되는데 둘은 의사고 한 명은 사무관이고 한 명은 정출연 정규직 연구원입니다.

저도 잠깐 연구소에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연구원 친구랑 분야가 비슷해서 외주를 내야하는데 덕분에 좋은 업체를 알아서 좋은 성과를 낸 적이 있습니다(뭐 그렇다고 그 업체 밀어준 건 아니고 후보군 여럿 꼽아서 직접 다 컨택해보니까 거기가 제일 나앗지요. 다만 그 친구 아니었으면 업계 동향도 잘 모르니 좋은 회사랑 컨택하기 어려웠겠지요). 그 친구도 논문을 하나 쓰는데 실험 설계할 때 제가 도움도 주고 실제로 실험도 수행해서 데이터도 주고 논문 교정할 때도 아는 곳 알아봐주고 그랬습니다. 제가 만약에 자란 동네에서 고등학교를 갔으면 이런 인맥은 없었겠지요.

사족이 길어졌네요, 다시 다른 주제로 들어가보자면 저 위의 계층의 불문율이 보여주는 게 참으로 큽니다. 그 중에서 제일 인상깊은 건 음식/시간/교육 입니다. 물론 저도 냉동실에 비비고 만두가 있지만, 이 뽐뿌라는 곳이 싸고 양많은 것에 집착한다 라는 느낌을 받기는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것, 저희 부모님은 항상 저한테 '인생은 짧다. 10년 금방 간다, 10년 후를 항상 준비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여기서 비아냥거리는 분들 보면 20년 30년 대출받아서 집 사는 것을 우스워하고 깎아내립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지만, 이제 잘 알겠습니다. 그 분들에겐 10년 20년 후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저는 학창시절에도 10년 20년 후 미래를 생각하면서 고통을 감내해왔고, 군대에서도 피곤하면서도 2~3년 후 취직 준비할 때를 걱정하면서 각종 자격증도 따고 영어공부도 하고 복학하고 들을 수업준비도 하고 그랬습니다만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요.

교육도 제가 십랜드 가 있는 동안 학군이 뭐가 중요하냐 라는 논쟁이 벌어졌던 것 같네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에는 주변에 죽어라 공부하는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주변 반응이 '쟤는 쓸데없이 뭐 그리 열심히 하냐' 였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특목고 가니까 다들 죽어라 하니까 아 내가 뒤쳐지지 않으려면 죽어라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투자를 해도 1억 이익보는 것의 기쁨보다 1억 손실나는 것의 슬픔이 훨씬 크죠? 공부도 마찬가지더군요. 내가 1등은 못해도 괜찮지만 평균 미만으로 나온다는 것이 너무 자존심 상하고 속상하더군요. 물론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진 않겠지만 분명히 이런 것이 대체적으로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리고 위에서 학군으로 인한 인맥은 벌써 얘기했으니 생략하죠.

그래도 이 '계층이동의 사다리'라는 책이 예시로 드는 사회는 미국 사회인데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미국보단 훨 나아서 저 정도로 극적이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미혼모도 많고 홈리스도 많은데 우리나라가 그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죠. 그래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기부금을 살짝 올렸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가난한 탓인지 소득의 1% 약간 넘는 선에서 기부를 하고있습니다만 조만간 2% 이상으로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우스운 게, 그렇게 부포 사람들이 돈만 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더 돈 밝히는 것 같습니다. 착한 임대료 운동 얘기에 부포사람들은 그딴 거 없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분이 계시더군요. 연예인들 기부하는 것에 금액 적다고 악플다는 분이랑 똑같겠지요. 뭐 저는 부모님과 얘기해봤지만 저희집 상가는 애초에 월세를 좀 싸게 내놓아서 임차인들한테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전 임차인한테 인간적으로 대해줬는데 별 안좋은 꼴 다 보고 소송까지 가서 내보내고 한 지라, 임대인은 악 임차인은 선 이런 언더도그마에 빠질 이유가 없기도 하죠. 장사 잘 되면 월세 두 배로 내줄 것도 아니고.

뭐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떡락한다면서 부포에 약올리러 온 사람들 보니까 재밌습니다. 사실 저는 대한민국이 머지 않아 성장이 거의 멈출 것이다에 베팅을 했기 때문에 안짤리는 직장을 구했기 때문에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본인들은 얼마나 탄탄한 직장을 다니길래 그러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끼지도 들더라구요. 요번에도 그토록 욕하는 유주택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재난 소득 잘 받으시겠지요...

그런 분들이 사회 정의를 논하고 있으니 참 우습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분들의 상식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선택을 할겁니다. 탈퇴하고 한 달 뒤에 재가입을 하고 오겠습니다. 그 분들은 총선이 아주 중요하니까 절대로 그럴 수 없겠죠. 그 분들의 논리대로라면 총선 2주 남기고 탈퇴하는 정부까 알바가 있다는 것입니다 ㅎㅎ

저는 그저 다음 아이디를 뭘로 할지 고민이나 해야지요. 감명깊게 봤던 전시/공연 중에서 아이디를 정하고 있습니다. 뭐 비슷한 느낌의 아이디를 보시면 알아도 모르는 척 해주시기를 빌며, 한 달 뒤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