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13.8평인 18평 아파트의 평면도 입니다. 아주 독특하게도 45도 기울어져 있지요?

지금 보면 저게 뭔가 하겠지만, 저 평면은 33년 전인 1988년 상계주공, 이후 하안주공 등에서 사용되었던 평면으로

당시로는 무척 획기적이였는데,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20년 후를 내다본 미래지향적인 평면이 되었씁니다.

보통의 18평 아파트들이 전용면적 12평대에, 길쭉한 일직선 형태가 대부분인데 이 평면은 45도 기울어지는 구조를 가지면서

총 6개 세대가 8각형 모양의 타워형 동 구조를 가집니다. 그중 1.2.5.6라인이 저런 구조이지요.

그로 인해 공용면적(복도)의 길이를 최소화애서 전용면적을 동일 평형 대비 1평가까이 늘렸으며

주방 바로 뒤 공간이 최근의 500~800리터급 냉장고를 넣기에 무척 적당한데,

이 아파트 설계 당시만 해도 300리터면 초대형 냉장고 취급받았던 시절이라서 기존의 일직선형 18평 아파트들의 냉장고베이가 이에 맞춰져서

이미 2000년대 초만 해도 냉장고 넣을곳이 마땅치 않아 공간활용에 애로사항이 꽃피웠던 다른 18평 아파트와는 차별화 됩니다.

(주변의 다른 18평 아파트만 해도 전용면적 12평에, 500리터 이상 대형 냉장고가 거실에 들어오면 거실공간이 식탁 하나 못 놓을정도로 완전히 죽어버립니다. 그런 아파트에서 신혼살림 해본분들은 알 듯.)

또한 당시 기준 폭 1.2m의 좁고 짧은 베란다가 전부인 기존의 18평 아파트에 비해 삼각형의 넓직한 발코니는 공간활용도가 높죠.

층당 6개 세대, 8각형 타워형인데도 전 세대 남향구조라는, 당대의 니즈에도 잘 맞았으며

사이드 세대, 즉 1,6호 세대는 일부세대에 한하지만 침실 2의 창문이 복도쪽이 아닌 외벽쪽(도면에서 90도 오른쪽)에 나 있어서

복도식의 프라이버시 침해문제도 없었지요. 왜 일부세대만 그렇게 했는지는 좀 의문스럽지만.

18평이라는 소형 평에, 33년전 아파트지만 건축 당시는 물론 2000년대 이후의 니즈에도 완전히 부합되는 평면으로

2000년대 초반 임장다닐때도 기존 길쭉한 18평보다 훨씬 공간활용도가 높고 전용면적이 넓은 장점이 잘 보였습니다.

물론 세탁실 등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시절 아파트들은 20평대도 세탁실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넘어가고요.

최근에 짓는 소형 임대아파트 등에 적용하면 딱 어울리는 평면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지금의 소형 평형 임대아파트는 왜 구식의 길쭉한 복도식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건축비 때문인지.

참고로 저 타워식의 3,4호는 똑같은 18평이지만 전면이 2베이인 매우 드문 구조로, 복도식답지 않은 공간구성이 장점입니다.

재미삼아 1~6호 평면을 다 붙여서 한 층을 재현해본 일이 있는데 각 동의 구조 또한 잘 되어있더라고요.

(노원구 상계주공 7,13,14단지, 광명시 하안주공 4,10단지 등에서 찾아볼수 있으니 평면도는 직접 찾아보세요)

ps. 공급면적 18평에 전용 면적 13.8평이라는, 33년전 아파트지만 기가막힌 전용율을 놔 두고, 왜 지금 임대주택은 전용면적 13평이 공급면적 21평인지.....

여담으로 2000년 이전의 아파트들은 공급면적 산정방식이 지금과 달라서, 지금의 공식으로는 본문의 전용면적 13.88평 아파트의 공급면적은 16평형 입니다.

(2000년 이전의 아파트는 지금 아파트에 비해 1/15만큼 공급면적을 더 크게 표기했었습니다. 수치상만 그러하지 실제로 더 큰 면적은 없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