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포럼 8년만의 두 번째 글입니다.

아래는 첫번째 글이에요.

10년전 월 세전 300 정도 벌었습니다.

가진 것도 없고, 맞벌이 해도 세전 500 넘기가 어렵더군요. 돈 모아서 집사는건 애초에 불가능한 흙수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좋아요. 너무 잘 한 선택 같습니다.

근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벌이가 좋아졌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집을 어찌해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2년 넘게 부동산 공부하고, 모 부동산 카페 최고 등급까지 갔습니다. 당시 많이 배우고 깨닫다가 부동산에 관심을 끄고, 공공임대 10년짜리를 선택하고 입주를 했고 이제 5년 좀 넘은 것 같습니다. 혼신의 영끌로 두 번의 매매를 계획했으나 와이프의 만류로 결국 못 사고 타이밍을 보니 이젠 진짜 영끌로도 안되는 지경에 이르러서 차선으로 공임을 택했습니다. 

재산이랄것도 없고, 차도 15년 넘은 중고에 가족 맞벌이해도 500넘기 어려웠습니다. 딱 10년 공공임대에 맞는 조건이었죠. 공임 아파트 조건은 경기도에 34평 신축 아파트 보증금 약 1.5억에 월 임대료가 약 30만원 나갑니다. 원래 20평대 보는게 맞는데 후회할 것 같아서 무리해서 30평대 넣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매우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기존 전세 대비 집도 너무 크고, 지하주차장 딸린 아파트에 눈/비 안 맞추고 주차 걱정 없이 차로 다닐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3열 삼중 주차 하던 곳에서 살아본 악몽 때문에) 코로나 시국에 34평은 호남평야 같은 느낌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수년간 보증금이 오르지 않기도 하고요. 월 임대료 30만원이랑 관리비 20여만원이면 살 수 있으니 너무 편리하죠. 물론 10년 임대후 나가야 하니깐(또는 분양) 걱정은 되지만 아직 5년 정도 남은 이야기고요. 이 이야기는 조기 분양전환이라는 걸로 이야기가 진행중이고요.(개인적으로 조기분양을 현시점에서는 반대합니다.) 10년 채우고 상황 봐서 나가면 하는 바램입니다.

악착같이 돈 벌려고, 모으려고 10년간 무던히 노력해서, 외벌이로 평균 세전 2000 정도 버는듯 합니다. (월화수목금금금 진짜 평일에는 4시간 정도 자면서 공부하고 일했습니다. 고등학교때도 안 하던 것을...) 참고로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평사원입니다. 이직은 몇 번 했고요. 매니저나 팀장급은 성격상 안 맞아서 사원으로만 살고 있습니다.

결혼 직전만 해도 실시간으로 돈 쓸 곳들을 생각해야하니 뭐 하나 사 먹는 것조차도 어디 여행 가는것 조차도 선택적 포기를 하기 일쑤였습니다. (월미도 구경 갔다가 롯데리아 아이스크림이 다른 곳보다 비싸다고 도저히 사 먹을 수 없다는 논리 전개하다가 쫓겨날뻔 했습니다). 지금은 벌이가 많이 좋아지고 이 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굳이 어딜가면 가격표를 보면서 기분을 망치는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가격표 보면서 이 가격에 먹을만한건가 라는 고민은 하지만요.

제가 세전 월 300 받던 생활을 수년간 해오다가 최근에 들어서 많은 돈을 벌게 되었기에 여전히 모은 돈이라는 것은 크게 없습니다. 다만 부동산 공부할 때 찾아 온 매매 찬스는 이제 제게는 더 안 남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냥 미주식이나 사 모으자고 생각을 전환했습니다. (한국 주식 시장은 이상합니다. 분명 올라야하는데 제자리 걸음을 하는 이상한 느낌이 있습니다)

현재는 더 늙기 전에 놀러다니고 먹으로 다니고, 남는 돈은 조금씩 모아서 해외 주식을 사모으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은 시작한지 7년 된것 같습니다. 부동산으로 가려다가 큰 깨우침을 얻고(제가 돈이 없으므로), 미국 주식만이 답이다라는 마음으로 빅테크 위주로만 샀습니다. 그냥 안정적인 꾸준한것만 조금씩 계속 사서 모았습니다. 저는 부동산에 돈이 묶이지 않고, 미주식 투자에 올인했습니다. 운이 좋아서 그런지 지금은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있습니다. (코인이나 테슬라는 쫄보라서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공공임대 들어와보니 가장 큰 장점은 월 임대료 30만원이면 경기도 새 아파트 34평에서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증금도 1.5억 내외인데 임대료에 맞춰서 조절이 됩니다. 나머지 남는 돈은 모조리 미증시에 투자합니다. 참고로 안 팝니다. 팔아서 다른데 쓸 이유가 없기도 합니다. 증시도 사실 잘 안 봅니다. 주식 공부는 안 해봐서 복잡한거 볼 줄 모르고요. 사고 팔고 안하게 됩니다. 단순하게 회사보고 내년에도 잘 성장하겠구나 하는걸 계속 조금씩 삽니다. 환율도 많이 올랐고요.

그리고 공공임대 살다보니, 주변에 민영아파트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보는 시선이 만만찮지 않음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애 엄마가 그걸로 인해서 엄청 스트레스 받더군요. 애들 일 때문에 엮이더군요.

민영 아파트 거주하시는 분들중 대다수는 임대 아파트가 다 못 사는 분들이 거주하는 곳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는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시하거나 말투 자체가 까내리려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연식이 20년이 다되어가는 중고차를 타니 더 그런것 같길래, 일부로 외제 전기차로 출고해서 애들 픽업용으로 와이프 드렸더니 주변 보는 시선이 바뀜을 느낍니다. 연식 오래된 중고차도 국산 세단 중 가장 큰 것중의 하나로 바꿨는데 둘 다 번갈아 타고 다니면 최소한 공공임대에서 오는 무시는 안 받는듯 합니다.(일부는 또 카푸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괜히 와이프 옷이니 가방이니 이런거 원치도 않는데 백화점 가서 몇 개는 일부러 산 듯 합니다. 확실히 한국은 보이는게 중요하고, 이로 인해 구구절절 이야기 안해도 되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주변에 진짜 잘 사시는 분들은 그런거 1도 신경 안 쓰시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무튼 결론은 돈이 없고 벌이가 힘들어서 집 사는걸 못하다가 이젠 아예 포기하고 투자로 전향하고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임대 아파트 입주할때 장인어르신께 빌렸던 보증금도 다 갚았고, 보증금의 몇 배를 미증시로 가지고 있는데 요즘 고민은 이걸 서울로 들어가면서 다시 빚쟁이가 될 것이냐...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두면서 관망 속에 세월아 네월아 기다릴 것이냐인데, 환율은 오르고 미증시는 날아가고(미국은 기름/가스 최대 수출국), 한국은 이대로만 가면 완전 멸망할 것 같아서 집을 사고 싶은 생각이 점점 사라지는 요즘입니다.

아마 향후 5년도 큰 변화가 없다면 이대로 살 것 같은데, 향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2030년까지는 이대로 쭉 갈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공공임대의 졸업.. 그 끝은 매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을 살 생각이 확고히 있습니다. 당분간은 분양아파트는 청약을 안할 예정이지만, 2000년부터 2020년 전에 준공완료된 1,000세대가 넘는 30평 후반 또는 40평 중반되는 아파트를 고려중입니다. 당장은 급하지 않지만, 5년 정도 뒤라면 조건에 맞게 매매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