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집회’로 본 2기 정책
기후협약·에너지 정책 ‘바이든 지우기’
강력한 국경 보안조치·정부 감원 예고
의사당 난입 가담자 사면 시사에 환호
“비상권한 활용해 큰 AI 공장 짓게 할 것”
팀 쿡 美투자 밝히며 “여러 회사 대기 중”
“미국산 짓고, 미국산 사고, 미국인 고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하루 전 지지자들과 함께 한 집회에서 자신이 이미 대통령이 되지 않고도 미국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4년 동안 한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전 행정부의 ‘급진적 행정명령’을 모두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요 정책과 관련된 청사진을 대부분 밝혀 20일(현지시간) 취임과 동시에 쏟아질 행정명령들은 대부분 이와 관련될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개최된 대선 승리 축하 집회에서 “우리는 워싱턴의 실패하고 부패한 정치 기득권과 행정부의 군림을 끝내겠다”며 “바이든 전 행정부의 급진적이고 어리석은 행정명령은 내가 취임 선서를 하면 수시간 내로 전부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할 행정명령이 200개를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바이든 전 행정부 정책을 뒤집고 자신이 공약해온 상징적 공약을 동시다발적으로 행정명령의 형태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바이든 전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정부와 민간 영역을 실력주의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행정부가 이달 초 일부 미국 연안 수역에서의 석유와 가스 신규 개발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령을 발표한 것,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것을 되돌린 것 등 환경 분야에서 바이든 전 행정부가 한 여러 조치도 행정명령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그는 특히 투자 유치와 관련해 “우리는 대통령이 되지 않고도 그들이 4년 동안 해낸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이날 대화했다면서 쿡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투자를 한 소프트뱅크 등을 언급하며 여러 회사가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려고 대기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비상 권한(emergency powers)을 활용해 국가와 사업가들, 돈 많은 사람들이 큰 인공지능(AI)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이미 가진 에너지의 두 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도 자신이 이끌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그간 공언해온 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것 중 하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피로도다.
그는 이날 국경 문제와 관련해 이민자들을 공공 안전에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한 뉴스 보도 영상을 보여주며 “내일 저녁 해가 질 때쯤에는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내일 취임사에서 소개할 국경 보안 조치는 우리의 국경을 복원하기 위한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노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가장 강력한 수준의 불법체류자 추방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또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정부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연방 관료제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로 무대에 올라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변화와 그 변화를 굳건히 해서 미국이 수세기 동안 강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MCA 음악에 맞춰 춤추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전야 집회에서 애창곡인 ‘YMCA’ 음악이 흘러나오자 디스코 그룹 ‘빌리지 피플’의 안무에 맞춰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일 이 매우 큰 아레나에 있는 모든 사람은 J6(January 6th·1월6일) 인질들에 대한 내 (사면) 결정에 대해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해 지지자들의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그는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에 가담해 처벌 받은 지지자들을 ‘인질’이라고 불러왔으며 취임하면 그들을 사면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문건의 과도한 기밀 등급 지정을 되돌리겠다면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군에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같은 미사일 방어망의 건설을 지시할 것이며 이는 모두 미국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설 막바지에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과 인플레이션, 물가를 낮추고 임금은 올리며 수천개의 공장을 공장들이 있어야 할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관세와 똑똑한 정책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산을 짓고,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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