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3·1절 연휴에도 기록 검토
변론 1회로 종결된 韓 탄핵심판
이르면 이달 초 선고될 가능성
崔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
4일 국무회의 의견청취 예정
韓 복귀 후 馬 재판관 임명해도
尹 탄핵심판 참석 여부가 쟁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마지막 변수’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거취가 꼽히고 있다.
한 총리 복귀 여부와 마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따라 선고일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3·1절 연휴에도 기록을 검토하는 등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 및 선고일 지정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고심 깊은 헌재 헌법재판소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헌재 앞 경찰버스 사이드미러에 헌재 전경이 왜곡돼 비치고 있다. 최상수 기자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4일 국무회의에서 마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7일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다만 마 후보자가 현직 재판관 신분인지 확인하거나 최 권한대행에 임명을 촉구하는 결정을 내려 달라는 국회 측 요구는 기각했다.
강제성이 없는 결정이 나오자 ‘대대행’인 최 권한대행이 정무적 부담을 무릅쓰고 즉각 임명하기보다는 한 총리가 복귀한 뒤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한 차례 변론 후 변론종결된 한 총리 탄핵심판은 이르면 3월 초에 선고가 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총리가 대행으로 복귀하면 마 후보자 임명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있다.
다만 이 경우 마 후보자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석할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마 후보자가 탄핵심판에 참여한다면 11차례 변론의 녹음을 듣는 변론 갱신이 필요하다.
재판장이 핵심 내용만 설명하는 ‘간이 갱신’ 방안도 있지만 이는 윤 대통령 측이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마 후보자가 ‘변론 불참’을 이유로 스스로 재판을 회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헌재법상 회피는 재판장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헌재가 야간 심리도 강행하는 등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서둘러 왔고, 재판관 8명으로도 선고 결정이 가능하다.
이에 마 후보자가 변론에 참여해 선고를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공판 갱신 절차가 간소해지도록 개정된 형사소송규칙 개정에 따라 탄핵심판도 갱신 절차가 빨리 마무리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규를 준용하는 만큼 이 규정이 탄핵심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헌재는 3·1절 연휴에도 자택 혹은 사무실에서 평결을 위한 기록 검토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결은 재판관들이 쟁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인 ‘평의’를 마친 뒤 최종적으로 표결하는 과정이다.

평의는 주심재판관이 사건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고 재판관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절차다.
평결에서는 주심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임명 일자 역순으로 후임 재판관부터 차례로 의견을 낸 다음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마무리한다.
평결이 이뤄지면 결과에 따라 주심재판관이 다수의견을 기초로 사건에 관한 결정서 초안을 작성한다.
주심재판관이 소수의견을 내면 다수의견을 낸 재판관이 초안을 작성한다.
결정문 작성이 완료되면 헌재는 선고기일을 지정한다.

통상 평의에서 결정문 작성까지 2주가량 소요된다.
이에 11일을 전후로 선고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최종 변론 이후 선고까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11일이 걸렸다.
정확한 선고기일은 2~3일 전 헌재가 통지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선 선고 3일 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선 선고 2일 전에 통보했다.
다만 한 총리나 마 후보자 거취가 고려된다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은 그만큼 더 늦춰질 수 있는 셈이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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