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적다가 너무 길어서 ㅜㅜ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하고 들어와도 누구 하나 반겨주거나

걱정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위로나 우쭈쭈를 바라진 못하지만 그냥 존중 같은걸 

받는 느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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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냥 잘 넘기다가도 한번씩 울컥 오는데 그게 이번엔

좀 쎄게 온거 같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3개 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은 사업장을 정리해야지 정리해야지 하면서

버티는 중입니다. 당장 사업자 앞 대출도 문제고

갈데가 없어서 비싼 월세를 내면서 있나 싶은 정도입니다.

그리고 매장 지키면서 하는 아르바이트가 1개가 있고,

저녁에 마무리하면 쿠팡,배민 배달을 하다가 밤이 되면

대리 뛰다가 집에 가면 새벽 1~2시가 되는게 일상입니다.

대출, 카드 등 대부분의 결제일이 오는 매달 20일 이후쯤이

다가오면 늘 뭐가 속에 걸린 것처럼 불편했는데 몇천원 몇만원씩

벌면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도 매번 한숨쉬며 앉아있는 것보단

좀 낫다는 생각에 계속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욕심에 새벽 4시까지 했었는데 두달쯤 하니까 기존에 있던

이명도 심해지고, 힘들어서 1~2시에 마무리합니다.

집에 갈때 버스정류장에 몇명씩 모여있는 대리기사 어르신들을 보면

바닥도 없이 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아침부터 나와서 매일 이러고 사는데 10년 후에도 저 분들처럼

콜 기다리고, 집에 갈 걱정하며 살겠지 하면 정말 가끔 울컥할때도

있곤 했는데 그래도 집에 와서 잠들어 있는 아이들과 아내를 보고는

그래 그래도 이렇게라도 살아야지 달래는게 전부였습니다.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계속 새벽에 들어오고 일요일도 

나가서 일하는걸 보면서 처음엔 아내도 제가 들어가면

자다가 깨서 반겨주기도 하고, 두달 정도 계속되니 저를 안쓰러워해서 

"애들도 늦게 낳았는데 그래도 둘중 하나라도 애들 곁에

하루라도 더 있어줘야지 그냥 자"

하고 잘 넘어갔었는데

좀 창피하지만 그렇게 1년이 넘어가니까 들어가도

아무도 모르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엄청 추운 날 술취한 고객한테 좀 골탕먹고, 마침 집까지

올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서 카카오 자전거 타다가 손발이 너무

시려워서 포기하고, 한 40분 정도를 걸어서 집에 오니

새벽 3시가 넘어가서 들어와서 제 방 의자에 앉았는데

눈물이 그렇게 나더군요.

그냥 사람이 들어가면 왔냐고 물어봐주는 것도 없는게

맞나? 

암튼, 그렇게 넘어갔다가 일 나가지 않았던 일요일에

제가 저녁 먹고 잠이 들었었는데 코를 골았나봅니다.

아이가 그걸 듣고 흉내내는걸 재밌다고 (5살짜리가

흉내내는게 당연히 귀여웠습니다.) 그걸 카톡으로

보냈는데 괜히 짜증나더군요.

그러다 또 어린 딸들이 둘이서 장난치다가 

얘기를 하는데

첫째가 난 엄마가 좋아 엄마편할래

둘째가 나도 엄마가 좋아 내가 엄마편할꺼야.

하더니 

뜬금없이 아빠를 물리치자 하고 장난치는데

이것도 그냥 짜증나더군요. 말을 못할뿐이지

얼마전에 아침에 끝내 아내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몇시부터 자? - 애들 재우느라 9시쯤?

그럼 보통 열 몇 시간 넘게 자는건데 왜 맨날 피곤하대? 

- 가끔 깨~

그래도 열시간은 잘텐데 왜 피곤하다는지 모르겠네 하고 나왔습니다.

뭐 원래 속도 좁고 옹졸하긴 한데 차마

어디에 말하기엔 쪽팔려서 여기에만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