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입장에서 씁니다.

시도때도 없이 연락하는 지도교수가 싫어서 저는 일과시간에만 연락합니다.

** 교수입장 **

해야할일: 강의준비, 강의, 과제미팅 준비, 외부 회의, 각종제안서 회의, 대학의 위원회 회의, 학부 면담(성적, 취업?), 졸업연구 면담

     학과회의, 연구실 세미나, 대학원생 개별미팅, 외부 평가 등등등

     제대로 일하는 교수 입장에서 분단위로 쪼개서 계획 세우고 일해야 합니다.

면담: 제대로된 시간 정해서 면담하기가 정말로 쉽지 않습니다.

** 결과 **

1) 성실한 학생

일과시간 미팅때 말해 놓으면 리스트화해서 모두 챙겨옵니다.

정확히는 제 입장에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 생각해서 말하지 않은 것도 챙겨옵니다.

제 시간도 줄여주고 미팅시간도 줄어들고 둘다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학생은 극소수 입니다. 정말로 극소수

2) 비효율적인 학생

대부분 학생입니다.

일 자체가 너무나 비효율적이라서 똑같은 일을 해도 시간을 너무 많이 씁니다.

결국은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가져오며, 제 입장에서 외부와 한 "약속"을 깨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믿을 수 없기에 자꾸 연락을 해야 합니다.

일과시간에 이야기 한걸로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과시간에만 학생에게 연락하기로 맘먹었습니다.

결국 제가 한 선택은 중요한 일 안맡기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 시키기..

뭐, 이런식입니다.

결국 학생 역량은 높아지기 어렵지만, 어쩔수 없죠.

이 게시판만 봐도 일과 시간 아닐 때, 교수가 연락한다고 욕부터 박잖아요.

솔직히 학생 역량 높아지지 않는다고 제가 손해보는건 별로 없으니깐요.

3) 불성실한 학생

극히 일부는 아니고 이런 학생도 꽤 많습니다.

딴짓하는거 뻔히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시킨 일도 제대로 기억도 못합니다.

제가 하는 선택은 방치입니다.

일과시간조차 연락해서 쪼는거 제가 더 힘듭니다.

솔직히 일과시간에 연락해서 쪼면서 일 설명해줄 시간에 제가 해치우는게 더 빠릅니다.

그냥 이런 학생한테는 일 안시키고 다 제가 해버립니다.

정리하면, 저는 일과시간에만 연락하는 교수이고...

제대로 안 따라주면 그냥 방치하거나 포기해버립니다.

그래서 대학원생들한테는 천사 비슷한 소리를 듣는데,

성실한 학생이 아니면 실적이 안좋습니다.

그렇다면 쪼는 교수는 어떨까요?

순전히 교수입장에서 쓰는 글입니다.

기본적으로 제대로 일하는 교수는 바쁩니다.

낮시간에 시간내서 학생지도하고 지시내리기도 바쁩니다.

제가 비효율적이거나 불성실한 학생 방치하고 포기하는 것과는 달리..

이런 교수들은 학생에 애착이 큽니다.

문제는 너무나 바빠서, 학생을 챙길 시간이 낮에 바쁜 일을 끝마치고 나서라는 겁니다.

각종 잡무와 일을 끝내고, 10시 넘어서 메일을 하나씩 읽으면서 처리합니다.

그리고 그 때서야 연구실 관리를 하는거죠...

예전에 S전자에서 기업강의를 마치고, 집에가려는데...

옆 강의실 교수님은 다시 연구실로 간다고 하시네요.

힘드시지 않냐고 하니깐, 힘들어도 지금 가서 학생들 봐줘야지,

그래도 쓸만한 사람된다며 가야 한다고 하네요.

저는 뭐, 대학원생은 대학원생이고 제 인생을 위해서 그냥 집으로 갔죠.

이런 스타일 교수가 학생한테 화도 자주 내고 시도때도 없이 연락을 합니다.

하지만, 학생을 제대로 키우겠다는 열정이 있는 스타일이고,

실제로 그런 연구실 학생들의 실적이 훨씬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x같은 성격으로 유명해도 자꾸 진학을 하는거죠.

반면에 저는 학생들한테 천사인 교수인데, 사실 같은 대학내에서도 

학생들 실적은 좋지 않습니다.

그게 현실이죠.

한마디로 저는 비효율적이거나 불성실한 학생 통해서 연구하는거 포기했습니다.

화도 내야하고 자꾸 딴짓안하는지 챙겨야 하는데, 그거 자체가 너무나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직도 구현 직접하고 논문도 혼자 씁니다.

아무튼 교수가 시도때도 없이 밤늦게 연락한다면...

교수 눈에 님이 비효율적으로 일해서 믿을 수 없거나, 불성실하게 보인다는 뜻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