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남자구요. 함께 대화 나눴던 동생은 20대 남자입니다.

 아주 친한 동생이고 평소에도 직장에서 있었던 일부터 가족 일까지 이런 저런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며칠 전 윤석열 구속취소 된 이후 제가 장난으로 쇼생크 탈출 짤도 올리고 짜증난다 이런식으로 말을 했었는데요.

 오늘 갑자기 연락이 와서

 "형 이제 슬픔을 이겨내고 현생 잘 살고 있어요?" 이러는 거에요.

 제가 그래서 슬프다기보다는 빡치는 거고 그래도 내 위치에서

 내 할일은 하고 살아야 하니 열씸이 하구 있다~

 하고 대충 이런식으로 넘겼어요.

 근데 이 친구가 "근데 형이 빡칠게 뭐 있어요." 하는거에요.

 제가 좀 당황스러워서 질문이 이상하네 나 잘 이해 못했음 하니까

 이 친구가 제가 윤석열 때문에 화나고 슬프고 하는게 이해가 잘안간대요.

 그러면서 오히려 저한테 뭔가 설명을 요구하는거에요.

 윤석열이 탄핵이 되든 안되든 형은 멀쩡히 직장 생활 잘하고 있고 돈 잘 벌고 있는데

 솔직히 정권이 어디든 형 인생에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을건데 

 왜 그렇게 막 신경 쓰고 스트레스 받고 시간 쓰냐 그러더라구요.

 근데 제가 대답을 하려고 보니 약간.. 뭐랄까..

 유난스러운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달까.. 고민을 하게 되더라구요. 진지하게 막 얘기를 하는게 맞을지.

 그래서 간단하게 내가 저런 사람이 사회에 당당하게 활보하고 다니는게 옳지 못하다 생각했고 

 그래서 화가 난다. 그래서 여자친구랑 광화문 나왔음 (이미 나와있던 상태였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가 자기는 지금 노들섬 와있다고. 

 여자친구 데리고는 이런 곳을 와야 되는 거라고

 막 풍경 사진을 여러장 보내는거에요.

 이 친구 도대체 왜 이러는거지 싶으면서

 살짝 실망스럽고 현타가 오더라구요. 다 나랑 같은 마음일 순 없는건데 하면서도..

 참고로 이 친구.. 절대 2찍은 아니거든요 ㅠㅠ

 대선때 저랑 같이 술먹으면서 와 무슨 이런 결과가 다 나오냐 하면서 어이없어 했거든요.

 그냥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하는게 세상이고 다 내 마음 같을 순 없다지만

 뭔가 아끼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사회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일 수 있나 싶어서 약간 실망스럽더라구요..

 지금 제 생각에 윤석열이 탄핵이 되냐 안되냐는 대한민국이 박정희, 전두환 군정시대로 돌아가냐 안돌아가냐 수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아 뭘 그런걸 신경써 해버리니까 

 마음으로는 이 친구와의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외면하고 싶은데

 뭔가 크게 실망스러운 기분...? 

 제가 너무 정치에 절여져서.. 과해지고 그런걸까요.. 

 오늘 집회 갔다와서 받은 에너지 방금 이 대화로 뭔가 허탈해지고 기분이 다운되는거 있죠 ㅠㅠ

 이 친구가 극도로 너무 개인주의적인 것이겠죠? 그리고 이 친구한테 실망스러워하는 제가 정상인걸까요?

 ※ 참고로 여자친구는 이 대화를 옆에서 보고 있다가.. 

 XX이(이름) 새끼 2찍 씹쌔끼 민주주의 무임승차하는

호로새끼 아니냐고 군대 다시 보내야된다고 욕했습니다.. ㅎㅎ ㅠㅠ (원래 입이 걸걸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