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문직으로 직종전환 했구요. 회사 다니면서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나서 회상해봅니다.

네. 

놀았던 이야기이고, 일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은 기억이 안나는 걸 보니 기억에서 지운 듯 합니다.

제가 입사했던게 스물 다섯이었구요, 어렸죠 뭐. 

그룹사 동기 전체 통털어서 제일 어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단 부서 배치 받고 들어가자 마자 축구부 가입.

축구 좋아해서 주말마다 아저씨들이랑 축구 하고 다녔습니다.

어느날, 사내 경기에서 상대팀 아저씨가 계속 덤비길래 깠는데, 하프타임 때 부장님이 따로 부르더라구요.

X대리야, 그 분 부사장님이야, 살살해...

네. 지금은 그 분이 대표이사 회장님이 되셨더라구요. 

아이고, 퇴사하길 잘했네요. ㅎㅎ

점심 먹고는 아저씨들 하고 농구하고

겨울이면 같은 부서 젊은 사람들끼리 근처 스키장에 보드타러 가고

해외 연수 가서 놀고, 해외 장기 출장가서 주말에 여행다니고...

어느날은 사내 밴드를 만든다길래 저녁에 연습하고, 공연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놀았네요.

일은, 음...

회사 일이 그렇죠 뭐.

네. 기억에서 지웁시다.

퇴사하고 3년 동안 일 때문에 회사 전화 받은 거 생각하면 아우...

어느 날은 회사에 출근해서 코드 설명좀 해달라는데, 

그게 제가 퇴사하고 2년 쯤 지나서였네요.

네. 지금 생각해보면 가끔은 이상한 회사입니다.

나름 대기업인데...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만나서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일은 일, 사람은 사람.

지금은 자영업자(?)로 일하고 있는데, 가끔은 그 때 그만 두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지금 제 동기들이 부장이니까,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한탄하고 있으려나요?

아, 생각해보니 지금 이게 라떼 이야기 맞네요.

아직 회사 다니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는데...

하긴 그 때 월화수목금금금 세븐 일레븐으로 유명했던 삼전이 지금은 유연근무제라고 여유롭게 다니는 친구들 보면 뭐...

세상이 많이 바뀌긴 했으니.

그냥 아재의 젊은 적 라떼 이야기입니다.

네.

회사다니시는 분들 다들 힘내시구요.

일에 치여 힘들어도, 옆에 보면 좋은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악마같은 나쁜 놈은 쳐다보지 마시고, 좋은 사람들 보면서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