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흔살 남자입니다.

6개월 전까지 자가진단 알콜사용장애 였습니다.

2018년 부터 24년 8월7일 까지 소주 기준 평일 평균 2병, 금토일 평균 3병 이상을 건강검진 전날만 빼고 매일 마셨습니다.

사실 검진 전날도 맥주는 몇캔씩 마셨습니다..

지난 6년간 술에 삶을 맞춰 살았던것 같네요.

그로인해 일이나 인간관계에도 너무 큰 지장이 있었고요.

돈도 많이 낭비했고요. 

근데 그런것보다 제 몸에 이상 신호가 오더라고요.

23년 말 부터 잦은 블랙아웃, 매일 여러번의 설사.. 다른 사람과 대화할때 순간적으로 단어가 기억이 안난다던가.. 하는 부작용들이 한꺼번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를 느끼고 금주에 도전했고 대여섯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작년 8월 8일부터 지금까지 알콜 한방울도 안마시고 버티고 있습니다.

일단 금주의 좋은 점은 

1. 6개월간 체중 15Kg 빠짐.

2. 혈압 160 대에서 에서 130 대로 떨어짐.

3. 설사 멈춤.

4. 인지 능력 회복.

5. 기억력 회복.

6. 운동 능력 회복.

이 정도네요.

하지만 안 좋은 점도 있습니다.

1. 기억력 회복.

2. 여전한 음주 갈망.

일단 스트레스 받거나 심리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때 술 한잔 마시고 그 순간이라도 잊고 허허실실 할 수 있었는데.. 그럴 수 없으니 오롯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합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이치에 맞게 행동하고... 뭐 다 좋은데.. 어쩔때는 힘이 드는데 기댈대가 없다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기억력이나 인지 사고 능력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오히려 생각도 많아지고 세상이 더 빡빡해진 기분입니다.

그리고 한두달이면 사라질 줄 알았던 음주 갈망이 여전합니다..

한 일이년은 시간이 지나야할까요..?

유튜브에서 맛난 안주에 술 마시는거 나오면 진짜 너무 힘드네요. 

물론 그걸 이겨내는게 금주니까 어쩔 수 없지만 반주를 즐겼던 저로서는 삼겹살에 소주, 소고기에 와인, 전에 막걸리, 치킨에 맥주.. 이런식의 페어링된 맞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금주의 장점이 너무 커서 다시 알중으로 돌아갈 마음은 없습니다.

이제 외출할때 옷 다 입고 현관문 앞에서 다시 빽해서 화장실로 달려가는 일도 없고, 언제나 운전해서 어디든 갈 수 있고, 폰이나 지갑 잃어버릴 걱정도 없고, 눈 떳는데 혼자 횡단보도 중간에 서 있다거나 하는 일도 없으니까요.

여러분들 술 끊으세요. 제발요.

님들이 마시면 저도 마시고 싶단 말이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