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30만의 소도시인데 원래 분양 피도 안붙고 그러던 거 외지인들이 싹쓸이하더니 집 값을 2배로 올려놓고 떠나서 현지인들만 피본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생각한 점이 여럿 있는데, 뭐 외지인들이 그렇게 미분양 해소해주지 않으면 그 소도시에는 신축 아파트 자체가 들어서지 않는다든지 이런 건 너무 뻔한 얘기라 굳이 더 언급하지도 않겠습니다.

1. 자기들이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도 평생 그 도시에서 살기를 바라는지? 만약에 자녀가 공부를 상위 10% 이내로 잘한다, 그러면 무조건 그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거국이 딱 상위 10% 내외 컷이고, 그마저도 인구 2~30만의 소도시에 있지는 않습니다. 뭐 그나마 춘천에 있는 강원대, 진주에 있는 경상대 정도는 해당하겠지만요.

지방 도시들이 좋은 대학교를 유치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보고 왜 서울과 수도권을 고집하냐고 하던데, 꽤 괜찮은 직장을 다닐 만한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서울에서 대학교를 나왔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태어나서 지방에서 대학교를 다녀서 그에 대해서 체감을 하지 못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구요.

더불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즐길만한 거리가 참 없습니다, 특히나 좋은 대학교를 갈 친구들이면 더더욱 학창 시절에 공부만 열심히 했을 가능성이 크구요. 그러다가 대학교 가면서 연애도 하고 데이트도 하면서 처음으로 인생을 제대로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인서울 4년제 나온 친구들은 서울을 제2의 고향으로 인식합니다.

2. 그러한 점에서 그 지방 집 값이 오르지 않는 것이 과연 축복일까요? 10년 전에 서울에 5억짜리 집을 샀으면 지금은 전국 어디든 이사가려고 마음먹으면 이사 가겠지요. 그런데 10년 전에 지방에 5억짜리 집을 샀으면 서울에 진입할 수 있을까요? 다른 동네 집값도 다같이 오르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하지만 다른 동네 집값은 오르는 데 우리 동네 집 값이 오르지 않는다, 결국 이 것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빼앗기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얼마전에 복귀하신 네임드 분께서 '부동산 특히 아파트는 주거가 아니라 상품입니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뭐 그런 관점에서 말해보자면(그 글에서 다룬 얘기는 이와는 조금 다릅니다만) 현 시점에서 서울이나 수도권 최상급지의 아파트는 상품 교환권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죠. 백화점에서 선물 살 때 이 선물이 마음에 안들지도 모르면 교환권 첨부해놓는 것과 유사하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