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있었던 일] 시리즈

어떻게 흘러왔는지는 지난글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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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나 저나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전 분명히 A부동산에게 의사를 전달했고, B부동산은 전혀 들은바 없는것처럼 보이고...

B부동산 사장님은 마음이 급한지 지금 이럴때가 아니라며 무조건 집을 보여주기 시작해야 한다, 언제 시간이 되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연말이라 회사 일도 많고 정신도 없었던지라, 평일 늦게만 된다고 했더니 지금 그럴때가 아니라며 비밀번호를 주시라, 평일 낮에도 사람이 있으면 보여줘야 한다.. 이러시더라고요. 

비밀번호를 알려드리는건 안될 것 같아서 그건 좀 힘들 것 같고, 최대한 평일 밤이든 주말 오전이든 맞춰보겠다고 답변드렸습니다. 

아니 그런데, 제가 나갈수도 있다고 말한게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걸 지금 들은게 말이되나? 싶더라고요. 

"사장님, 근데 전 한달전쯤 다른 부동산 계약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전혀 전달을 못받으신건가요?"

"아유.. 저도 오늘 집주인분한테 들었어요. 갑자기 계약해서 두달후에 이사 나간다고 하셨다고.."

...?????????? 아니 이건 또 무슨소리... 지금까지 A부동산에 내가 얘기했던건 ...?

"전 몇달 전부터 나갈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재계약 의사나 수수료 문제를 물어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그 전에 나가는건 상관없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계약을 진행했던 겁니다... 부동산 수수료나 전세보증금이 작은돈도 아닌데 그 전에 나가는거 상관없다고 하셔서 충분히 그정도 금액은 융통이 가능하시구나 생각했었는데요"

"임대인께선 그렇게 말씀하신적이 없으신데요... 실제로 실입주를 할지말지는 고민하시는 정도였습니다"

.......................?????????????????????????????????????????????? 이건 또 무슨...

B부동산 사장님이 한숨을 푹 쉬더니 설명을 시작합니다. 

알고보니 A부동산이 부동산일을 시작한지 정말 얼마 안된 곳이고(제 계약이 거의 초창기 계약) , 중간에 실수로 배액배상도 해준적이 있다. 이 동네에선 이미 소문이 다 났다, 일을 너무 이상하게 한다 등등..

그리고는 자기 연락도 안받고 오늘 하루종일 사무실에도 없다고 저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근데 진짜 웃긴게 이 두 부동산이 같은 상가 안에 옆옆호수로 들어와있거든요... 그렇게 가까우시면서...ㅎㅎ이런 하소연을..

A부동산이 얼마나 거지같은지를 한참동안 얘기하시길래 일단 말을 끊었습니다. 

뭐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은 알겠지만 연락을 안받고 얼굴을 안보여주시는건 두분이 해결하실 문제같다. 저한테 더 이야기하지 마시고, 우선 집을 보여드리는데에는 최대한 맞추겠다고 했죠. 비밀번호를 알려드릴수는 없으니까요... 

명함을 주시면서 제발 연락좀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시고는 그날 일은 끝이 났습니다. 

아 뭔가 잘못된거같다. 이상한거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 다음날 오전, 집주인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루가 지나게 됩니다. 

그런데 아침에 A부동산에서 전화가 오네요. 지금 집 보시면 바로 계약하시겠다는 분이 있는데 혹시 언제 집 보여주실 수 있냐고. 

일단 어제 저녁 중간에서 별로 안듣고싶은 이야기를 들은 상황에서, 좀 불쾌해서 몇마디 했습니다. 어제 B 부동산 사장님이 집앞으로 오셨던데 무슨일이냐. 일 처리를 어떻게 하고있는거냐..

A부동산이 그러더라고요. '어머어머 그런일이 있으셨냐, B부동산 일 참 이상하게 한다, 난 분명히 얘기했다 나가실 수도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촉이 옵니다. 원래 거짓말하는 사람은 혓바닥이 길거든요...

하지만 그 전에 확실히 해야하기 때문에, B부동산하고 가까이 계시면 두분히 해결하셔야 할 일은 제발 두분이 해결하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임대인에게 바로 전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1. 제가 나갈수도 있다고 몇달전에 이야기를 했었는데 들으신 이야기가 없는지 2. 집 계약하고 나간다고 이야기 한것을 들은게 오늘이 최초인지 3. 부동산 수수료나 보증금 주시는 문제에 있어서 말씀하신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임대인은 1. 아예 들은적이 없고 2. 집 계약했다는 이야기를 오늘 처음 들었으며 3. 부동산 수수료 관련된 이야기 한적 없다, 그 전에 언제든 나가라는 이야기 한적없다, 급작스럽게 나가면 우리도 보증금 여기저기 구해봐야 한다. 큰돈이다. 당황스럽다... 라고 하더라고요. 

기가 차서, 그동안 A부동산이 했던 행동들을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A부동산이 언제든 나가도 괜찮다는듯이 이야기를 했다고,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왔길래 보증금 올려받으시려고 하는줄 알았다고.

한참 '어머,어머' 하시면서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B부동산좀 많이 도와주세요.. 부탁드려요.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교양이 있으신 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속을 끓게 만들고, 거래 쌍방을 얼타게 만들었던 모든 악의 축이 A부동산인게 확실해졌습니다. 

자기가 미리 세입자를 구해놓고 일부러 나가는 날에 임박해서 이야기한 후, B부동산이 사람을 못구하면 자기가 구해놨다 하려는 수작. 

공동중개는 수수료를 나눠먹으니, B부동산을 쳐내고 혼자 수수료를 먹으려고 한 짓이었겠죠. 

할말을 정리한다음, A부동산으로 전화를 하게 됩니다. 집 보여줄 수 있다는 전화인줄 알았는지, 활기차게 받으시더라고요. 

"사장님, 진짜 똑바로 전달하신거 맞아요? "

"아유, 그렇다니까요. B부동산이 일을 좀 이상하게 해요.."

어떻게 이렇게 전화 한통이면 들통날 거짓말을 뻔뻔하게 하는지 ... 화가 계속 납니다. 차라리 사과라도 하든지요.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를 하세요. 누굴 바보로 아는 것도 아니고. 집주인이랑 B 부동산이 처음 들었다는게 말이 됩니까? 지금 집주인분한테 확인전화 다 했어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아니 진짜 전달했어요...."

"도대체 업무를 어떻게 하시길래 일이 이꼴이 납니까? 우리가 왜 수백만원 수수료를 냈는데요? 사장님이 이런일 중간에서 원만하게 처리해달라고 한거 아닌가요? 제가 B 부동산 사장님 하소연을 왜 들어야 하고, 번거롭게 일일히 무슨 말이 전달됐는지를 확인해야 되는건가요?"

"아 진짜 이상하네, 분명히 전달했는데.."

사과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화가 계속 납니다. 

"이런식이면 제가 굳이 사장님한테 일을 부탁드릴 필요가 있나요? 이제 못믿겠는데요. 중간에서 일 똑바로 하세요 사람 이상하게 만들지 말고. B 부동산이랑 임대인분이 절 어떻게 생각했겠어요?"

마지막에야 일단 일이 이렇게 된건 죄송하다고 짧게 사과를 하네요. 욕나올거같아서 일단 전화를 끊었습니다. 

A부동산에서 길게 문자가 옵니다. 

이렇게 된건 죄송하고,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그래도 일단 세입자는 구해야하지 않냐.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바로 세입자 맞출 수 있다. 집 한번만 보시고 바로 계약한다고 하신다. 날짜 맞추는게 중요하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사람을 또 빠르게 구해야 하는건 맞아서 고민되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돈을 제시간에 못받으면 큰일나는건 저니까요. 

근데 그런거 있잖아요. 세상이 아무리 원칙이고 뭐고 돈 잘벌면 장땡이라지만 그런사람들이 돈을 잘 벌게 놔두면 안된다는 느낌? 

A부동산같은 곳이 이런식으로 돈을 벌면 제 2, 제 3의 피해자가 계속해서 나올테니까요.

(제가 뭘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요..)

바로 B 부동산에 전화를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많이 없긴 한데, 계약하신다는 분들 있으시면 최대한 데려와달라고. 언제든 몇시는 다 맞추겠다고. 

다행이도 그 다음날 저녁 8시, 한팀이 보러오겠다고 하네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30분정도 일찍 나와서 아마도 가장 깨끗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을정도의 청소를 해놓고, 집보러온다는 팀을 맞이했습니다. 

B부동산 사장님도 긴장이 좀 풀리셨는지, 집 너무 깨끗하다고 고생하셨다고 말씀하시네요..(ㅎ)

아주아주 다행스럽게, 보신분들은 집 상태에 만족하시고는 그 다음날 계약금 걸고 계약서를 쓴다고 하셨습니다. 

전세금 치고 꽤 큰 금액이었는데 한번 더 느꼈습니다. 아 돈은 나만 없구나...

B부동산측에서도 임대인측에 잘 이야기를 해주셔서 수수료 문제도 원만히 해결해주셨고, 계약금이 들어왔다고 바로 10% 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다행히 전세금도 무사히 받아서 별일없이 이사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돈 관련된 이야기는 무조건 당사자끼리 해야한다. 중간에 뭐 끼면 이상해진다. 그리고 무조건 녹음이든, 문자든 증거를 남겨놔야 한다... 라고요. 안이했던 저를 반성했습니다. 

우선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몇달동안 롤러코스터를 탄것처럼 맘고생을 많이해서, 여기에는 좀 써놓고 싶었습니다 ㅎㅎ

p.s. 아 맞다. 얼마전에 부모님과 와이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고요. '너희 A부동산 덕분에 집 산거다'라고..

그러고보니 그런것도 같아서 웃었습니다. 아니었으면 정신 못차리고 전세 한번더 했을지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