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두의 캠핑 장비와 팁 모음] 시리즈

캠핑에서는 기후에 대한 대응이 가장 중요한 법인데, 요즘 같은 간절기에는 날씨가 어떨지 약간 감이 안잡히죠.

예를 들면, 내일 용인자연휴양림 1박을 가기로 했는데.. 짐이 너무 많아서 전기요를 가져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면? 또는 아이 옷은 단단히 보온시켜 입혀야할지? 아니면 가볍게 입히고 편하게 놀려도 될런지... 날이 따뜻해졌으니 가볍게 입히려고 하다가도 산이니 추울텐데 패딩을 가져가야겠다 싶기도 하고요. 캠핑준비하는 부모 입장에선 고민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선인지 가끔 캠핑포럼에서도 "내일 XXX 캠핑장 가는데 전기요 가져가야 할까요? 옷은 어떻게 입혀야 할까요" 하는... 복장이나 야간 보온에 대한 질문글이 올라옵니다. 뻔한 날씨인 한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질문할 필요도 없겠지만, 간절기 4~6월 및 9~11월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감이 안잡힐 때가 많습니다. 먼길을 갔다가 옷이나 전기요 가지러 다시 집에 갈수도 없고..

그럴때 좋은 팁 하나 정리해봅니다. 이럴때,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과거 경험, 특히 캠핑 후기를 잘 이용하면 좋죠.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터넷에서 해당 캠핑장을 검색해보는 겁니다. 그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캠핑장"을 방문했던 후기가 있겠죠. 그 후기를 잘 관찰하면... 사진에 나오는 아이 옷은 어떻게 입혔는지, 야간에 추웠다던지 더웠다던지 하는 말은 없는지, 이너텐트 사진이 나와있다면 침낭이나 매트는 어느정도 깔았는지... 등을 보는겁니다. 이렇게 하면 기후에 대한 대비를 어느정도 해야할지 감이 잡힐수 있습니다. 캠핑 포럼에도 캠핑 후기 글이 많으므로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사실 유명한 캠핑장은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등에 워낙 중복되는 후기가 많으므로 사실 이런 식으로 하면 웬만큼 체크가 됩니다.

하지만 그런게 없다면??? 해당 캠핑장 리뷰는 간혹 있는데 내가 이번주에 가는 4월경의 리뷰는 찾을수 없다면? 또는 장소와 시기가 딱맞는 리뷰가 있는데, 보고 싶지 않은 먹방 사진만 수십개 있고 기후에 대한 대비 정보는 찾을수가 없다면? ㅠㅜ

그럴땐 일기 예보의 최고/최저 기온 및 풍속 정보를 보고, 과거 캠핑 경험 및 후기의 일기정보와 비교해서 스스로 유추하면 어느정도 맞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이번 주말에 제주도의 서귀포 자연휴양림을 간다고 가정합시다.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전기도 없고 전기요도 쓸수 없는 곳입니다. (리뷰 참고 :

https://m.ppomppu1.co.kr/new/bbs_vi...

이런 경우 밤에 추우면 어쩌나 걱정이 될수 있지요. (특히 가본 적 없는 곳이고 휴양림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서귀포 자연휴양림의 실제 일기 예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야간 최저기온은 15도입니다. 15도면 서늘한 에어컨의 온도죠. 전기요 없이 자는데 문제 없을까요?

그렇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캠핑에서 새벽 최저 기온 기준으로 15도라면 데크 위에서 전기요없이 침낭만으로 안락하게 잘 수 있을까? 남들은 어떻게 했을까?? (저는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안타깝게도 캠핑 야영은 해본적 없음 ㅠㅜ)

물론 앞서 말한바대로 인터넷에서 서귀포 자연휴양림에서의 캠핑리뷰를 뒤져봐도 좋습니다. (실은 네이버 블로그 조금 뒤지면 4월 하순의 서귀포 자연휴양림에서의 캠핑 리뷰글도 찾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ㅡ 어느정도 두터운 침낭만 있고 텐트로 보온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글은 해당 캠핑장의 동일 시기의 후기를 검색해도 찾을 수 없다고 가정할때이므로, 날씨 정보를 가지고 추론해 봅니다.

예를 들어 저는 2013년 9월 21일에 덕유산 자연휴양림 데크에서 캠핑한 적이 있습니다. 캠포에서 작성한 캠핑 후기 : https://m.ppomppu1.co.kr/new/bbs_vi...

만약 이 당시의 최저기온이 몇도였는지 알고 있고, 그 최저기온이 이번 주말의 서귀포 자연휴양림과 비슷하다면?비슷한 환경의 데크 위에서의 야영이므로 그때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면 최저기온 및 기후에 대한 대비를 좀더 부담없이 할수 있겠죠. 이미 비슷한 최저기온에 대한 캠핑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2013년 9월 21일, 덕유산 자연휴양림의 최저기온을 알 수 있다면 되는겁니다.

지나간 과거의 날씨 정보는 기상청의 "연월보 자료"를 통해 알수 있습니다.

→ 바로가기 : http://www.kma.go.kr/weather/climat...

아래와 같이 알고 싶은 년월을 입력하고 선택을 누르고, PDF자료보기를 또 누르면~

2013년 9월의 전국 날씨 정보가 잘 정리되어있는 "기상월보" PDF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짝 안타까운 점은 전국 모든 방방곡곡의 날씨 정보가 모두 담겨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상측정소가 있는 곳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 따라서, 내가 과거 날씨 정보를 원하는 장소, 이 경우엔 덕유산 자연휴양림의 날씨를 추측할 수 있는 가까운 기상관측소의 정보를 찾아야합니다.

기상월보의 5페이지를 보면 위 지도 상의 기상관측소 설치 위치가 2 페이지에 걸쳐 목록으로 나와있습니다. 거의 전국 대부분을 커버합니다.

내가 궁금해하는 과거의 캠핑 지역인 덕유산자연휴양림의 지역명을 확인합니다 : 전라북도 무주군입니다. 안타깝게도 위의 리스트에 무주 지역의 날씨 정보는 없습니다.

무주가 없다면, 기상 관측소 목록 중에서 그나마 전라북도 무주와 가까운 지역을 찾아봅니다. (지리 정보에 조금 밝아야해요) 전북 장수, 충남 금산이 무주와 가장 가까운 두 곳이네요. 두 곳은 무주의 남과 북에 각각 위치하며, 거리는 50km 정도로 동일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금산과 장수 두 지역의 당시 날씨를 찾아서 평균을 내면 그 당시 무주 지역 (덕유산 자연휴양림)의 날씨 정보를 추측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검색기능으로 기상월보에서 "금산"를 찾아봅니다. 금산 지역의 2013년 9월 날씨가 아래와 같이 바로 나옵니다. 9월 1일 ~ 30일까지의 날씨 기록 정보가 고스란히 나와있네요. (정말 소중한 정보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노력으로 엄청난 자료가 마치 조선왕조실록처럼 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로 쌓여 가고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많은 날씨 정보가 있지만, 캠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최저/최고 기온, 그리고 풍속 정도일 것입니다.

2013년 9월 21일에 금산 지역은 최고 기온 29.9도, 최저 기온 17.0도, 최대 풍속 2.2 m/s 였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엔 검색에서 "장수"를 찾아봅니다. 마찬가지로 찾아서 확인해보니, 최고 기온 28.2도, 최저 기온 13.9도, 최대 풍속 3.5 m/s 였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바대로 금산 지역과 장수 지역의 날씨 정보를 평균내서, 두 지역의 중간에 위치한 무주군의 날씨를 추측해봅니다.

아래 표에서 계산한 것처럼, 아마도 무주의 야간 최저기온은 당시에 15.5도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 미루어 볼때 덕유산 자연휴양림은 제가 캠핑했던 2013년 9월 21일에 야간 최저 기온이 14도 정도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연휴양림은 고도가 높으므로 낮은 고도의 관측 기온보다 2도 정도 빼서 봐야합니다.)

결국 제가 덕유산 자연휴양림 캠핑장의 데크에서 캠핑했던 2013년 9월 21일은 야간 최저기온은 14도 정도였고,

그 당시 캠핑 기억을 돌이켜보면, 전기요 없이도 충분히 무난하게 매트와 침낭만으로도 잘 잤던 기억이 나는 것입니다.....

... 전기요 없음...

따라서, 이번 주말(2016년 4월 24일)에 만약 제가 서귀포 자연휴양림 야영데크에서 야영을 한다면, 야간 최저 기온이 15도 정도로 비슷했던 2013년 9월 21일의 덕유산 자연휴양림의 야영데크에서의 경험이 있으므로 좀 더 부담없이 맘편하게 캠핑 기후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즉, 서귀포 자연휴양림 안가봤어도 데크 위에서 침낭만으로 자는데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캠핑을 많이 다니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일기예보의 야간 최저 기온, 예상 강수량, 예상 풍속 일기예보만 봐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온 가족의 옷차림과 보온을 위한 옷차림/침낭/전기요/매트류의 준비가 자동으로 리스트업되겠지요. 하지만 아직 그러지 못하는 캠퍼라면 본인의 캠핑 경험이나 타인의 캠핑 후기를 비교하되, 비교할만한 자료가 없을때엔 위와 같은 식으로 과거의 날씨 기록을 살펴보면 어느정도 가늠할수 있습니다.

물론 과거 일기 자료를 통한 최저기온 비교는 어디까지나 참고로만 봐야합니다. 특히 풍속과 습도 차이가 많이 나면 체감기온 차이도 크게 나게 되므로 기온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예상했던 것보다 더 추울 수도 있습니다.

역시나, 늘 그러하듯, 야간에 키보드만 잡으면... 예상보다 글이 길어지네요. ^^

이번 주말에도 다들 즐겁고 안전한 캠핑하시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황사가 심하다던데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상 간만의 뻘글을 마칩니다.

* http://blog.naver.com/mulmandu-c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