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국지같은데서
'장수 xx가 성으로 들어가 문을 굳게닫아걸고 x달을 버텼다'며
단 한문장으로 넘어가는 상황의 실상은,
사실 이렇게나 길고 참담한 얘기였구나 싶었음.
2
인조의 트롤링, 비교적 선명한 피아/선악구도같은,
어떻게보면 좀 통속적인 구성을 예상했는데
서문의
"나는 누구편도 아니다.
다만 고통받는자들의 편"이란 작가의 말처럼
다 읽고나니까 다 불쌍해지고 그렇더라구요.
소설속에서 인조 울때마다 같이 찔끔 눈물남.
3
건조한 문장으로 그리는 한겨울 풍광 묘사들이
진짜 압도적이라고 생각.
차고 마른 그때 그곳의 공기나, 바람에 가볍게 날리는 눈가루,
반짝이는 눈밭, 새벽과 저녁의 성벽 색깔 같은게
생생하게 떠올라짐.
4
"대신들의 말들이
떼뱀처럼 뒤엉키고 흐린산맥처럼 치솟아 출렁거려
시야를 가렸다"는 얘기도 그렇고,
때로는 한 문장이 거의 한페이지에 육박할정도로 긴,
갇혀있는 사람들의 말 잔치들과
그 사람들에대한 작가의 서술들이
그들이 직면한 절망적 현실과 아름다운 풍광을 묘사하는
'간결한 문장들'과 대비돼
더 허무하고 하릴없게 느껴짐.
5
"사물은 몸에 깃들고 마음은 일에깃든다"는 구절처럼,
느낌적인 느낌만 있고 명확하게 이해가 안되는 문장들이 몇 있었는데
그런면에서,
먼저본 '칼의노래'와는 비슷하면서도 여러모로 많이다른 소설이구나 싶었어요.
읽어지는 속도도 칼의노래쪽이 훨씬 빨랐음
6
소설 읽은김에 영화도 다시 보고싶어졌는데
조만간 봐야겠어요
건조한 문장. 공감되네요.
예전에 어느 게시판에서 김훈 작가의 대학 동창이라는 분이 어떤 주제에 관한 글을 연재하셨는데 김훈작가와 비슷한 문체로 글을 너무 잘 써서 이 사람 혹시 김훈 작가가 아닌가 의심했던 기억이 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