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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급류' 후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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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80
2025-03-14 15:18
조회 :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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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링크등록안내
정대건/민음사/2022
1
'구의 증명'에 이어서
젊은 남녀의 고통스런 사랑얘길 이어보게 됐어요.
2
얘기는 강에서 두 익사체가 엉킨채 떠오르며 시작합니다.
여고생 '도담'의 자랑스런 아버지이자
투병중인 아내를 돌보고있던 구조대원 '창석'.
남편과 이른 사별 후 서울에서 아들을키우다
1년전 고등학생 아들 '해솔'과 함께 이곳으로 내려온 '미영'.
그 창석과 미영이 진평강 하류에서 전라의 상태로
시체를 파먹는 다슬기에 뒤덮인채 발견되는데,
상류 계곡에서 급류에 휩쓸려 함께 익사한 그들처럼
십대 후반을 지나며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가던
'도담'과 '해솔' 또한
그 사건으로 인해 삶의 급류에 휩쓸리게 됩니다.
3
김훈의 남한산성이 이를테면
"장수가 성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잠그고 몇달을 농성했다"며 짧게 지나가는 상황의 실상은
사실 이렇게나 고통스럽고 긴 얘기란 걸
한권의 절절한 얘기로 알려줬듯이,
이 소설은 '결국 돌아보면 시간이 약'이라지만
그 '시간' 두글자를 보내는 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게 그 시간을 겪고 견디고 무뎌져야하는지를
깊숙한 시선으로 기록한 얘기였는데요.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난하게 보내고
마침내 도담과 해솔이 얻은건 이해와 용서였고
사랑에 대한 긍정이었네요.
4
'구의 증명'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얼마전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선반에 있길래 고른 책들인데
둘다 읽으면서 몇번을 찡했는지 모르겠어요.
'구의 증명' 끝의 절망과 애수감은 심하게 헛헛했고
'급류'에선 도담의 삐딱선이 이어지며 좀 짜증?나긴 했는데
어쨌든 남녀의 사랑을 긍정하는 얘기들은
고매한 담론이나 사회적인 무엇을 얘기하지않아도
감정의 아래로 파고들든 위로 고양시키든
그 자체가 주는 큰 에너지가 있는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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