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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포.영화 '하얼빈' 후기.jpg 31
kf80
12 2024-12-24 22:26   조회 : 3238
11.jpg (61.3 KB)

시리즈게시글 아이콘[후기] 시리즈

 

20241224222227_yDs2fx5Bfd.jpg

 

감독 우민호(남산의 부장들)

출연 현빈, 이동욱,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릴리 프랭키 등

 

 

0. 소설 '하얼빈'

많이들 아다시피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과는 무관하고

네러티브면에서 전혀다른 이야기인데,

단 그 건조함만은 굉장히 많이 닮아있었어요.



1. 톤과 정서

영화 '암살'vs'밀정'에 비교하자면 이 영화는 '밀정'에 가깝고,

그 '밀정'에서 남은 습기 한푼마저 증발시키면 

이 영화의 정서에 가까워질듯.

건조한 연출로 유명한 '남한산성'보다 

톤이 더 건조하다고 느꼈어요.

'정복자 펠레' 보신분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그 영화와 얼추 비슷.

주고받는 대사 사이의 정적도 인상적으로 사용되는등,

정서적으로 마른여백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리고 영화에 통속성이 거의 1도 없다는 느낌.

통속적인게 나쁜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돈과 시간내서 온 관객의 도파민을 위해서라도)

이 영화는 그걸 극단적으로 배제한 느낌이었어요.

예를들어 거사순간의 경우, 

보통은 클로즈업하고 슬로우걸고 했겠지만

이 영화는 그 클라이막스의 순간을 

공중 멀리서 정적인 카메라로 잡는데

이게 이 영화의 태도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함.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관조적 태도를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내내 긴장감이 뭉근하게 끓고있단 점에서

(특히 밀정검거 시퀀스는 초집중해서 봄)

애초에 시나리오와 연출 자체의 힘이 아주 좋았단 생각.



2. 연기

개인적으로 현빈이나 이동욱의 연기를 좋아하는편은 아닌데

이 영화에서도 좀 아쉽더라구요.

두 배우가 이 영화속에서 

그야말로 "연기내공이 펄떡거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면

영화의 건조한 톤과 대비되며 아주 훌륭한 킥이 됐을텐데,

(남한산성이 좋은 예)

이 두 배우는, 특히 현빈은 

본인이 무슨수를 써도 

특유의 '실장님스럽게 멋있는 느낌'이 

배우한테서 절대 안떨어질것같단 생각이 들었음.

또 공부인역의 전여빈의 경우, 

에티튜드의 연기는 좋았으나 

종종 대사치는게 책읽는것같아 아쉬웠어요.

'무미건조함을 연기하는것'과 '책읽는것같은 느낌'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면, 그외의 조우진, 박정민, 박훈, 릴리 프랭키(!)등등의 배우들은 

무난히 제역할 십분 소화했다고 느꼈는데

특히 조우진의 연기는 미쳤다 소리 나오더라구요. 

그냥 미쳤음.

카메오로 출연한 '그 배우'의 연기도 

짧은 분량임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정도면 명품 카메오전문배우라 불려도 

무방할 수준의 연기였다는 생각.




3. 영상

거의 영화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

단검을 사용한 대규모 육탄전의 느낌이 굉장히 좋았음.

또, 피사체를 멀리서+길게 잡는 샷이 많았는데

이것들도 좋았던 부분.


조명면에선,

어두운곳의 램프 하나, 쪽창으로 들어오는 햇빛하나,

담배에 불붙이는 성냥불 하나를 조명으로쓰는 등

빛을 굉장히 절제하며 이용하는 장면이 많았고,

심지어 한 시퀀스전체가 역광으로 진행되는경우도 있는데다

무대 핀조명처럼 연출한 장면도 있었는데,

이렇게, 영화내내 굉장히 어두운 화면톤이었어요.

근데 이게 장엄함과 비장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생각.


화면구도의 경우,

배우들을 비롯한 피사체들이 굉장히 회화적이고 연극적인 구도로 놓여있는

+공간 전체를 한번에

+멀리서 정적으로 잡는경우가 많았는데

그 매 장면 굉장히 공들여 연출했단게 '절절히' 느껴질정도였어요.



4. 시의적절성

'관객들이 내란국면을 힘겹게 나고있는걸 노리고 넣었나'싶을정도의 대사들이 있었어요.

제작시기상 당연히 그럴순 없는일인데

다소 위로가 되는 지점이었음.



5. 총평

아주 클래식하고, 아주 정적이고, 아주 건조한,

굉장히 잘 만든 시대극라고 느꼈어요.

엔딩롤 올라갈때 박수치고싶었을 정도.

 

12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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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wg1 다른의견 0 추천 1

내일볼려고했는데 후기 찾아보니 실망한사람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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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80 다른의견 0 추천 0
톤이 그래서 어쩔수없는듯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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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눈부셔 다른의견 0 추천 0

오~내일 보는데 기대되군요.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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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80 다른의견 0 추천 0
취향에 맞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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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DownMan 다른의견 0 추천 0
김동욱..이동욱....아닌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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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80 다른의견 0 추천 0
네 이동욱이요.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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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점프 다른의견 0 추천 1
맞아요 마지막 암살장면에서 카메라연출은 캬.. 뻔하디 뻔한 슬로우모션이냐 스피드하게 진행하냐 뭐 안중근 클로즈업 만세를 왜치려나 궁금증이 극대화했었는데 확 풀리는 느낌.. 

하지만 대중의 입맛에 맞는 찰진대사나 개그케릭터가 완전 배제된점은 감당해야할거 같네요 

(제 옆에분은 진짜 지루한지 온몸비틀기를 수십번은 한거같아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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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80 다른의견 0 추천 0
제옆에분도 그러던데..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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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 다른의견 0 추천 3
제 주변에도 남한산성 보고 만족했던 사람들은

 

이 영화 매우 좋게 평가하더군요.

 

심리묘사나 대립관계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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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80 다른의견 0 추천 0
남한산성과 여러모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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