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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하얼빈' 후기.jpg 2
kf80 3 2024-11-12 11:01   조회 : 1615
1000016499.jpg (42.1 KB)1000016474.jpg (355 KB) More files(15)...

시리즈게시글 아이콘[후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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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훈의 2022년 소설.

12월에 현빈주연의 동명/동소재 영화가 개봉하는김에

(이 소설로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하네요) 

쭉 미뤄놨던거 이번에 읽어봄.



2

김훈소설 세번째 읽는데

이번에도 문장은 가차없이 건조하고 무표정 그자체. 

읽을때마다 매번

작가가 읽는사람한테 문체로 기싸움을 거는것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도 그 센 기에 눌렸네요.



3

하얼빈의거 몇년 전부터 의거후 사형집행까지 

"청년" 안중근의 생각과 말, 여정에 대한 서술이 메인 테마. 

여기에 이토 히로부미를 통해 당시 일제의 입장

('아시아의 평화적 문명화'를 위한다며 

'야만적 폭력'을 수단화하는)이 교차로 서술되고, 

 

빌렘신부와 뮈텔주교의 눈을 통해선 

'이토의 작용을 세상에서 무화시키고 

그 무화의 목적을 세상에 밝히는길은 이토를 쏘는것 뿐'이라는 안중근의 의거에대한

기독교적 정치정교적 시선도 보여줘요.

 

또, 치열한 각 입장들 사이에서 

망국 황제와 황태자가 꾸역꾸역 제 살길 찾는것도 인상적이었는데

이것도 "살아있기 때문에 살길을 찾아가는" 

소설속 모든 인물의 동일한 모습중 하나이긴 했지만

(소설속 안중근도 거사를 위해 떠날때 "살아있기 때문에 살길을 찾아간다"고 하죠) 

매우 혐오스러웠던건 어쩔수 없었음.



4

이 얘기는 신화적 독립운동가의 영웅담이 아닌

무언가에 완전히 몰두한 한 젊은이로서의 얘기였는데,

그래서 같은 여정을 함께한 우덕순의 얘기도 

크게 다르지않을거란 생각이 들었고

마찬가지로 당시 죽음까지 잇대가며 끊임없이 저항한 

모든 사람들의 얘기같기도 했어요.



5

역사적 사실이기도한,

당시 조선 피지배층의 자기희생적 저항

(목숨 안쪽의, 아주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생리욕구처럼 은유되기도 하는)이 소설내내 이어지는것을 보며 

요즘 한국얘길 안할수가 없는듯.


2024년 정부여당을 비롯한 뉴라이트는

가해국 일제보다 피해국인 자국탓을 더 하며

망해도 싼 나라가 망한거라는게 일관적 입장이죠.

그런데 그 "망해도 싼 나라"란 타이틀은

그 당시 조선의 막장상황도 상황이지만 결정적으로,

셀프로 문서에 도장찍어서 얌전히 국권을 넘겼다는

'인류 유사이래 몇 없지싶을 정도로 황당한 짓'때문에 붙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건 당시 조선 핵심지배층이자 현 한국뉴라이트의 뿌리가 저질렀던 일이죠.

 

반면에 피지배층은 "치열하고 끊임없는 저항"을 통해 

당시의 국치가 자발적이고 순연한 흐름이아니라 

강제적 피해였단걸 증명했구요.

 

즉 구한말 뉴라이트 할매 할배들이 

"자발적/문서적"인 방법으로 국권을 홀랑 넘김으로써 

자신들과 자국의 무가치함을 증명한반면, 

피지배층은 지배층이 단 한번을 하지않은 전쟁을 

사후에라도 자기희생을 감수해가며 수행함으로써 

자신들과 자국의 가치있음을 증명한것.

 

이런면에서

'자신들은 지배당해 싼 사람들이 아니고 

조선은 그런식으로 망해도 할말없는 나라는 아니었다'고 저항한 독립운동, 독립운동가들을

테러니 살인이니 하며 후려치고 모욕하는 뉴라이트는 

영원히 입닥치고 무저갱에 처박혀 찌그러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스스로에대한 존중과 최소한의 생물적 꿈틀거림도 없는 존재를 

남이 존중해줄순 없는일이니까요.


지금 뉴라이트와 정부여당은 

조선말 기득권의 "몽상가적 시대착오"와 '막장 국정운영'을 비난하면서도, 

스스로 그때의 지배층처럼 

시대착오적 이념론, 무능,부정,부패,비리,매관매직 범벅으로

한국을 '망해도 싼 나라'로 만들고있고,

반대편에선 평범한 시민들이 

'한국은 이렇게 망해도 싼 나라가 아님'을 증명하느라 

분투하고 있는거보면

100년의 간극이 있음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본질적으로 

거기서거기란 생각도 해보게되네요.

다소 선동적이고 무리하게 일반화하는 얘기라도

사실이 그런걸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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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븐세상 다른의견 0 추천 0

일단 잘 봤습니다.

 

뭐 우리 입장에서는 통탄스럽고 억울할 수 있으나, 당시 조선은 더이상 방도가 없었던 것도 사실..  저항이라는게 의미가 있었을지도 의문일 정도죠. 그나마 믿던 러시아까지 깨졌으니.. 게다가 강대국들이 서로 짜고치는 세상이었던지라, 따지고보면 일본 말고도 영국,미국,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다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있죠..

도장 찍어서 넘긴건 그냥 하나의 모양새일뿐, 본질적으로는 그리 중요하진 않아 보이네요..  

 

역사를 보면서 저도 느끼는건, 인간에게 큰 기대를 하면 안된다는거.. 또 우리 입장에서 바라봐선 안되며, 그 당시의 상황에 있는 그 인간들 입장에서 최대한 바라보려고 해야한다는거..  가진게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지킬게 있으니 지키려고 하는 것일뿐...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완용이라는 자는 한 나라의 왕인 고종이 매우 신뢰하고 아꼈던 인물이라는 점이죠.

 

그렇게 보면 역사는 그냥 그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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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cas 다른의견 0 추천 1

잘 봤습니다 꼭 읽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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